황도, 태양이 가는 길
황도(黃道)는 하늘에서 해가 한 해동안 지나는 길로, 하늘의 적도와 약 23.5˚(지구 자전축이 공전축에 대해 기울어진 각도)기울어져 있다. 춘/추분에 하늘의 적도와 교차하므로 이 때 해의 위치를 춘/추분점이라 하고 하지일 때를 하지점, 동지일 때를 동지점이라 한다.(위키 백과사전)
포도밭일을 하도 미뤄놔서 육손도 따기 전에 포도꽃이 피게 생겼다
오늘은 그동안의 농땡이를 메꾸어야하기 때문에 아침 밥 숟갈 놓자마자 그릇 부셔놓고는 포도밭으로
갔다. 고스방은 오늘 논에 모를 심는데 밥하고 새참은 어떡할려고 하느냐고 묻기에, 대충 시켜먹으라고
이르고는 냅다 포도밭으로 달렸다.
밭둑가로 찔레가 하얗게 무더기로 피었다.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시다. 세이클럽에서 고스톱치다 광패가
나오면 걸쭉한 목소리가 "눈부셔!"하고 말을 하지만, 그거 참 실감 안 나는 눈부심이다.
어데 시골길 가다가 나무밑이나 밭둑가에 하얀 찔레가 벙긋벙긋 피었으면 그거만큼 눈부신게 없다.
눈이 부시다 못해 로고송이 지절로 나온다
찔레꽃 붉게 피이는 남쪽 나라 내 고오오오향, 언덕 위에 초가 사암간 그리이입습니이이다 자주 고오름
입에 무울고 눈무울 흘리이이며 이벼얼 가를 부울러 주우던 못 니즐 사라아암아~ 얼씨구
아직 포도순이 왕성하지 못해서 포도밭에는 병아리 오줌자욱 만한 그늘이 생겼다가 정오에는 일렬로 빤드시 서고 그러다 서서히 한 걸음씩 해는 서쪽으로, 그림자는 동쪽으로 이동을 한다. 그러다 다섯시가 넘으면 햇님은 안화리 산 너머로 꼴딱 넘어가는데, 그게 넘어 가면 포도밭에는 갑자기 포도고랑 열 고랑이 그늘에 순식간에 덮힌다.
그렇게 아침 나절에서 저녁 해 넘어 갈 때까지 땡볕에서 맴맴 지자리 돌드키 포도골을 왔다리갔다리 하다 집에 와서 샤워할라고 웃통을 벗에 제끼면,
아, 태양이 걸어 간 길이 몸에 새겨지나니.
브라자 끈이 덮인 쪽은 하얗고 나머지는 검게 그을려..
그 땡볕 무섭기도 하지만, 태양이 걸어 간 길을 고스란히 등판에다 남겨 놓았는데
태양이 어떻게 걸어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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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 브라자 끈 따라 길을 간다이...알았능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