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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생이 돌아왔다
황금횃대
2007. 6. 20. 22:48
< 낮개망초>
이맘 때쯤이면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개망초꽃처럼
맨날 우리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시동생.
성경에 보면 두 감람나무와 두 증인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시동생과 고스방은 아론과 모세처럼(전혀 성경적인 삶은 아니지만)
6000년 전의 그들처럼 살았다
며칠 전, 악몽같은 그 날 이후
형인 고스방도
동생인 시동생도
마음이 마음이 아닌채 몇 날을 지냈다.
오늘
시동생이 돌아왔다.
현관 앞에 조금 삐뚤게 놓인 아식스 시동생 운동화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둘도사님 블로그에 갔더니 영원 어쩌구저쩌구 해놓으셨던데
나는 그 신발 한 켤레가 영원히 우리집 현관 앞에 있는 꿈을 꾼다.
고스방은 동생이 왔다고 좋아서
그만하기 정말 다행이라면서 느릅나무 밑에 갖다 놓은 동생의 차를 저녁도 먹지 않고 닦는다
고스방.
참말로 좋은 사람이다.
내 스방이라 그런 말 하는기 아니고 진짜로 된 사람이다.
이렇게 또 자랑하면
이 말이 고물도 묻기 전에 괌 소리로 돌아오는건 아닐까.
그러기나 말기나.
지금 목욕한다고 뜨거운 물을 받는데, 띵띵 불은 때를 싹싹 밀어 주면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흠뻑 젖어 볼란다.
그러다 둘다 젖으면?
까짓꺼, 같이 목욕하지 뭐.
<달밤의 개망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