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구월
황금횃대
2007. 9. 29. 19:16
올해 구월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떠나갔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네. 아버님 자동차 사고에 쭈욱 병원에서 세월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곧장 포도 따기 시작해서는 오늘까지 정신없이 포도송이에만 매달려 있으니 아름다운 계절 구월이 어디서와서 어디로 가는지 눈길 한번 매시랍게 주질 못했네.
그래도 병원에서 꾸부리고 앉아 몇몇 지인들에게 구월 달력을 만들어 보내긴 했는데 정작 사진을 찍어 놓지 않았으니 무슨 그림을 그렸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 해.
나의 구월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3 울 딸의 구월은 한없이 빽빽하게 채워져있네.
다 젊어 한 때의 일이야.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 척,해도 모의고사 성적보면 씁쓸하지. 그래도 괘안아...건강하기만 하면 되야. 이러구 위안을 하는데, 가끔은 그 위안도 별로 위로가 안 되게 성적이 엉망인 경우도 있나벼. 어쩌겠나..
해도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이지.
하루하루가 벌떡벌떡 일어나는 것 같다.
훗날 이 사진을 보고 그녀도 웃겠지. 지금을 황금기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열정이 있기 때문이야. 고싱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