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포도주를 뜨다

황금횃대 2004. 12. 7. 22:19
막걸리는 거른다하고 포도주는 뜬다고 하나?

여튼 포도알이 둥실 병 주둥이로 떠 있는 포도주병을 소쿠리에 들어부었다

붉은 포도주가 구정물 쏟아지듯 소쿠리 밑으로 빠진다

즙을 내어준 포도알은 갈색으로 변해있다

포도알은 버리고 술만 가라앉힌다

애인이 포도주가 다 떨어졌다고 택배로 보내란다

아무렴 보내줘야지



맛이야 기똥차지.

자꾸 홀짝홀짝 맛본다고 마시다가 아침나절에 비틀하였다

방 안에 가만히 누워 혼자 비실비실 웃어본다

술이란...

이래서 좋은거야



PET병에 넣어 보내면 택배에서 받아 줄려는지 모르겠다.

포도주 한 병이면, 나중에 서울 가서 책 세권에, 속옷세트에, 랍스터 요리에, 신당동 떡볶기에...이것저것 주문하여도 모자람이 없겠지





늘 자기 마음은 한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하는데

ㅎㅎㅎㅎㅎ

사랑은 변하는 것이라 하더만. 쩝.







붉은 포도주가 혈관 주위를 맴도는 동안

나도 좀 뜨거워졌으면 좋겠다

이즈음 나는 너무 차가와져서

손 시리고 발 시리고 심장도 시리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