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아버님과 차

황금횃대 2007. 10. 27. 15:07

 

아버님이 병원에서 퇴원하시고 그 다음날 새차가 왔어요

포니1부터 현대차를 이용했었는데 이번에 대우차로 바꿨세요

토스카래나 뭐래나.

우리집 아이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영업용 차라는 생각이 콱 박혀서 새차가 와도 우리집

차가 새로 바뀌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요. 그냥 차 바꿀 때가 되어서 또 바뀐 것이니..하고 그러구 말죠

이번에는 아버님 차가 다 부숴져서 새로 바꾼 것이기에 아이들도 잠깐씩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엄마, 이번에 할아버지 새차 가지고 오면 제발(택시등)모자 쓰지말고 어디 한번 타고 갔다오자"

아이들의 소원은 단순했지만 한번도 들어 준 적이 없습니다.

차가 오자마자 다음 날 바로 차량 등록이며 개인택시 모자를 쓰고 왔심다.

이제 더이상 아버님이 운전을 하실 수는 없는데 이 날은 대우자동차에서 뭐 사진을 찍는대나 어쩐대나해서

이렇게 고서방이 새차래도 열심히 아부지 차를 닦아 줍니다.

 

 

19살에 면허따서 86살 8얼까지 오직 운전만 하신 아버님.

두발로 걷는 것보다 운전하는게 더 쉬운 일인 아버님

아직도 무슨일에 그까짓꺼 젊었을 때라면...하며 어제 일인양 기운을 이야기하지만 이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고서방은 어젯밤 차를 운전해서 오는데 노루가 바로 앞에서 차 위로 뛰어 올라 혼비백산해서 집에 왔는데

와서 보니 헤드라이트에 본네트까지 우그러지고...우째 되는 일이 없이 자꾸 죽으라죽으라..한다며 기운 없이 이야기하는데

그 때의 스방 얼굴은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는 표정이 될거라.

 

새벽꿈에는 내가 무거운 짐보따리를 서너개 들고지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 계단이란게 잘 만들어진 계단이 아니고

화강암이 삐죽삐죽 깬 그대로 쌓아서 만든 계단이라. 어찌나 용을 쓰면서 짐보따리를 안 놓치려고 계단을 딛이며 내려가다가

잠이 깼네. 깨고 나니 온 삭신이 뻐근햐. 밥 앉혀 놓고 들어가 다시 신음소리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데 괜히 억장이 무너저

눈물이 났다지. 그거 꿈이야 꿈....꿈이라도 그렇지 눈에 선한 그 험한 계단들...내 인생 복선 같아.

 

 뒷담화 ; 현대차를 밀어내고 대우차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를 아시는지...모르실겨

아버님 사고 나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영동 대우자동차 영업소장과 현대 자동차 영업소장과 직원이 각기 다른날에

면회를 왔네. (차가 완전히 부서졌으니 차 한 대 새로 살 것은 자명한 사실)현대차는 딸랑 음료수 한 통 사들고 오고, 대우자동차는 영업소장과 같이 오신 기사 아저씨랑 합해서 오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주었는데, 나중에 고스방한테 그 이야기를 하니까 "현대차 씨발놈들... 음료수가 뭐야" 이랬다.

그러더니 결과는 ㅎㅎㅎㅎ

현대차는 그렇게 오래 사용했는데 바로 퇴짜를 먹고 대우차가 덜컥 선택이 되고 말았다.

영업하시는 분덜이여 참고 하시라..고객은 치사할 만큼 돈에 약하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