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7. 11. 6. 20:28

오랜만에 세원건강원을 하는 영신이네 놀러 갔다

여름 내도록 포도즙, 배즙 짠다고 동무의 입술 한귀퉁이가 부르텄다

찐 옥수수 반쪽을 뜯어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

"상순아, 낙엽 떨어지니 아주 미치것어. 왜 이리 심난하고 쓸쓰을~헌지"

구래?

 

저녁에 삼겹살 구워 먹고 불판 닦는데 건천사는 이종문이가 전화를 했다

건천 생맥주집에서 혼자 맥주 한 잔 하고 있다고

그도 역시 낙엽 떨어지고 바람 썰렁 부니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서 생맥주 한 잔 들이키며 구멍을 틀어 막고 있단다.

 

고스방은 요즘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진단다.

밥 한 그릇 다 먹어도 뭔가 덜 먹은 듯한 거 묘한 허기가 늘 따라다닌단다.

 

그러나 나는.

허기도 쓸쓸도, 심난도 없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

내 옆구리께에서 하염없이 찬바람이 퍼 올려져도 나는 끄떡없다

가을? 쓸쓸? 흥!이다

끄떡마이신 처방을 받은 것도 아닌데.

옛날에는 나도 그랬지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거이...분명 깊어진 내공 탓이다.

 

낙엽이 떨어져도 써리가 내려도 주가가 오르던, 달러화 가치가 내리던 내 마음은 아모 동요도

없느니라니라니라니라..

 

내공 육십갑자의 고지가 눈 앞에 보이누나 음하하하하하하...오로지

일.도.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