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섯시만 되면 저 비러먹을 알람이 울린다.
스방은 우예된 심판인지 꼭 핸드폰이 손에 닿지 않는 위치에 잠자리를 장만한다
허리 아픈 걸 겨우 참아서 팔을 뻗으면 녀석은 언제나 닿을락말락한 위치에서 빽빽 소릴 질러댄다
할 수없이 몸을 자벌레처럼 한뼘 기어 올라가서 녀석을 잡아 두 번 옆댕이 버튼을 누른다
<오분 후에 다시 울리겠습니다>라는 멘트는 한 번 눌러 주었을 때 녀석이 얼굴에 써붙이는 문장이고
<알람을 종료합니다>는 두 번째 눌러 주었을 때 수그리하면서 내놓는 메모이다.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다시 자벌레처럼 요대기 위로 기어 내려온다.
이렇게 매일 똑같은 행동을 하는데, 스방은 내가 녀석을 두 번 눌러 주는 사이에 반드시 깬다
그러고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여편네를 고문한다.
"에잉 왜 발바닥은 간지래고 그래욧!" 잠이 충분하지 못한 나는 생짜증이 나서 한 마디한다
그러나 실컷 자고 일어난 스방은 세상에 그런 너그러움이 없다. 아니 너그러움이 아니라 나의 쌩짜증을
씹어버린다.
아시다시피 나야말로 발바닥이 취약점이다. 간지럼 세포들이 발바닥에 집중 되였다
잠들어도 서방이 어쩌다 내 발바닥을 건드리면 소스라치게 놀래서 깨어난다. 그럼 서방은 잊어 먹지도 않고
한 마디한다.
"희안한 여편네네, 정작 간지러워 섹시하게 보여지는 곳은 아모 감각이 없고 발바닥은 유별시리...>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 성감대는 발바닥에 모조리 집합해 5분 대기조처럼 도사리고 있는데. 그건 내 탓도 아니고
니 탓도 아니고 울 엄마가 간지럼 세포를 배분할 때 그럴게 했는 것을. 그렇게 들어가면 울 엄마도 할 말이 있겠다.
"아니, 그게 왜 내탓이야. 니가 수정하고 분열할 때 간지럼세포도 적당히 분배하며 분열을 했어야지. 왜
그걸 발바닥에다 꿍쳐놓고 거긴 분열을 하지 않고서 왜 날 보고 그러노!"
설마설마 울 엄마가 이렇게 얘기하시겠는가. 울 엄마는 그냥 뱃속에서 애가 크는 줄만 알지 분열에 분열을...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론은 전혀 모르시니까..결국 아침부터 내가 하는 헛소리?
고스방이 머리 감고 방에 와서 꽃단장할 시간이여...아침 밥준비 안하고 여기 앉았다고 뭐라 하긋어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