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8. 3. 18. 20:53

 

 

 

 

선이자 왕창 떼이고 받은 빌린 돈처럼 시간도 그렇게 3월이 지나 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시간이란걸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달들이 흘러갑니다. 예전에는 수녀원에 있는 친구가 사순절 메시지를 꼬박꼬박 전해 주었는데 그녀도 요새는 초등학교 선생 노릇하느라 기진맥진 했는지 아모 소식이 없어요. 그래도 한번씩 <삶의 방식>에 대해 물어 주던 친구였는데, 오호..생활이란건 얼마나 무서운 괴물인지요. 눈 앞에 판판히 들이대는 것을 치워내느라  나한테까지 건네 줄 여유가 없나 봅니다. 그래도 가끔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살펴 챙기지 못한 것들을 하하.. 호호..나누기도 합니다. 그냥, 바라지 않아도, 서로 살뜰히 챙기지 않아도,스스로 가라앉고 일어서는 방법을 터득할만큼 어른이 되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처자적에는 목소리에 물기만 내비쳐도 먹던 도시락 뚜껑 덮어 밀쳐 놓고 그녀에게 달려 가고, 그녀가 내게로 왔었습니다.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더니 각자의 방법과 경험으로 젖은 것들을 말릴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늘 먼저 소식 주시니 송구합니다. 목사님 건강하십시요

 

2008년 3월 18일 전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