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8. 9. 21. 07:50

서울 갔다가 친정으로 바로 내려 오면서(고스방한테는 친정간다고 얘기하고 하루를 서울로 땡땡이 쳤걸랑요?) 아부지께 전화를 드리니

 

"그래 어서와서 여름 내도록 힘들게 일했으니 집에 와 편히 쉬어라"하신다.

그 말씀을 어찌나 다정하게 하시던지 눈물이 퍽 쏟아졌다.

목이 메여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저녁에 동생이 대게를 먹으러 가자해서 동생 식구들과 엄마, 아부지, 어제 저녁에 내려 온 우리 상민이, 병조랑 같이 대게를 먹고, 산낙지를 안 먹어 봤다는 상민이 말에 동생은 산낙지를 시켜준다. 병조는 그 동안 못 먹은 것을 벼른 듯 신나게 먹는데..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고, 맥주를 우리 애들에게도 한 잔씩 따뤄주는 동생. 같이 클 때는 나하고 싸우기도 많이 했는데, 올케며 동생이며 그렇게 우리에게 잘 할 수가 없다.

 

새벽에 목이 칼칼하여 잠결에 손에 잡힌 홑이불을 끌어당겨 목만 덮고 자는데, 아버지가 일어나서셔 이불을 반듯하게 펴서 온 몸을 덮어준다. 그리고 삐족 나온 발가락까지 살뜰하게 이불을 덮어서 다독다독 새벽 바람이 못 들어가게 덮어 준다.

 

아부지는 아부지고

딸은 역시 딸이다

 

친정 아버지, 친정 어머니 없는 사람은 그 마음이 얼마나 애틋할꼬..싶은 생각.

 

 

길담서원 메뉴판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다

서원지기 박성준교수님이 너무 이쁘다고 ㅋㅋㅋ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전시하는 촛불문화제 사진전을 봤는데, 길담에서 묻어 온 일본츠자(교수인데 안식년에 한국을 둘러보러 왔단다) 저녁먹고 술 한 잔 하는데까지 동행을 했다.

일본츠자가 한국말을 어찌나 잘 알아 듣고(하기사 한국문학에 한국사를 한다니) 맞장구를 잘 치던지 오랜만에

내 수다의 물줄기가 터져설랑.. 자알 놀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