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먹고 쓰는 편지

막돼먹은 가을 편지

황금횃대 2008. 10. 29. 13:45

사랑을 잃은 여인보다 잊혀진 여인이 더 써글푸다 하던데

시간이 지나면 나 역시 잊혀진 여인이 되겠지요 그러다

시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뜬금없이 불쑥 생각나는 여인이 되려나 ㅋㅋㅋ

 

새벽에는 고스방이 자기가 알람시간을 잘 못 맞춰놓고는 20분 늦게

일어났다고 날더러 저를 깨우지 않았다고 왕짜증에 신경질을

팍팍부리고 일 나가더니만, 11시도 채 안 되서는 전화해서

"상순아 시장에 배추 1포대(초록색 양파망에 3포기들은 배추 1세트)에

사천원 하는데 사갈까 어쩔까 물어쌌코, 또 무우도 있어야하지?

하고 그것도 사 오마..생강도 사갈까? 새우젓은?

아주 아양이 늘어졌세요. 쥐어 박지도 못하고 면전에 달려가 흥!하고

냉기서린 콧김도 날려주지 못하고 으이고...합니다.

 

포도 따고 서울 갔다 온 후로 몸이 계속 좋지 않았어요. 뭐 이

나이쯤 되면 서서히 몸이 알람소리를 낸다고 하네요

차근차근 병도 내 몸에 놀러 온 손님인양 다정하게 맞이 하고

조근조근 친해지다보면 지낼만 하다더군요

도가 터질랴면 조금 더 노력을 해야하지만 나는 쉽게 상심하고 초조해하고

약도 부지런히 털어 넣고..엄살도 많이 부리고 그래요

 

농촌에는 농한기 오면 무슨무슨 단체들이 미뤄놓은 행사 치르느라

요령소리나게 바빠요

덕택에 벌써 홍성 남당리 대하축제도 다녀 오고, 시흥시 장왕동에서 개최된

주민자치 박람회도 다녀 오고, 그러면서 술잔도 낫게 땡기고, 관광버스에서 땀 씩이나

쏟아가며 흔들고 놀아도 봤어요. 그래봤자 사는 일이 뻥 뚫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건강하시구랴 이쁜 아지매들은.

 

 

 

2008년 10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