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동맹 상순이
일상
황금횃대
2008. 11. 28. 12:54
<상순이는 호작질쟁이 ㅎㅎ>
부슬부슬 비는 안개로 내린다
저 비는 어제부터 시작되었고 밤을 넘기고 아침을 맞이한다
어느 하늘 아래에서는 비가 아니고 눈이 내렸을거라
차근차근 매일 저 길을 걸어간다
겹겹 산들은 안개 속에서 묵화로 남았다.
매일, 가는 길에 만나는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를 오늘은 되돌아 오는 길에서 만났다.
이 촌구석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사백만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완전 군장 차림으로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신다. 그의 눈은 고글 속에 감춰져 있었고, 나도 늘 작은 색안경을 끼고 걸어가기에 서로의 시선을
확인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두 시간을 걸어도 차 밖에 만날 일이 없는 길 우에서 사람을 만나면 아모 관계가 없어도 반갑다.
"어이 아줌씨, 오늘도 열심히 걷는구만"
"할아버지는 날씨도 궂은데 자전거 타고 나오셨구만유"
아마도 우린 속으로 이런 대화를 나누었으리라. 그러면서 또 한 편
언제쯤 우리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육성을 드러내며 인사를 할까...자못 가늠도 해보는 것이다. 아마 절대로 그럴 일은 없겠지.
나는 보기보다 소심하고, 또 내 음성은 듣기보다 앙칼져서. ㅎㅎㅎ
그렇게 아침 산보를 하고 오면 11시가 된다
소고기 국을 끓이고 가을 무를 곱게 채썰어 무나물을 볶는다.
하얀 무나물을 들기름으로 볶아 놓으면 소금기와 불기운, 그리고 기름이 에돌아 섞인 그 낭창낭창하며 반투명한 느낌이 좋아서 나는 자주 무나물을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