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주전자 꼬매는 여자
가방
황금횃대
2008. 12. 8. 19:21
가방의 물결 무늬에 스팽글을 매단다
세 개, 두 개, 혹은 다섯개,
스팽글은 혈전처럼 흐른다.
자루처럼 긴 가방을 만들고 싶어서 천을 잘랐다.
가방은 만들어도 만들어도 자꾸 매력을 내뿜어 나를 사로잡는다
나중에 황간장날,
황량하게 쇠락해가는 시장 난간 어느 한 귀퉁이에 기대서서
난전을 펼쳐놓고 열 댓개쯤의 가방을 싼 보따리를 풀어놓아야지
힐끗 쳐다보는 아지매들을 향해
이 가방의 제목은 <<쓸쓸>>이예요
이 가방의 이름은 <<눈물>>이랍니다.
저 가방은 또 <<이별>>의 사연이 있구요
가방 보따리를 싸기 전
나는 제목과 이름과 사연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한 며칠은 또 행복하리라.
그럼 저 가방의 이름은 뭘까요
<<인생>>이랍니다.
인생`이란 책을 넣어 다니며 읽으려고
맹글었거등요^^
끈 하나만 더 달면
인생을 담아서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