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이월-꼴라쥬
황금횃대
2009. 1. 29. 20:51
아침부터 이제 말일이 다됐으니 달력을 맹글어야겠다 생각했지
농협갔다와서 만들자, 이월은 왠지 물과 친한거 같아 그건 순전히 내느낌이야
오토바이 시동을 걸면서 수채화 물감과 붓을 어디에 넣어 두었더라 생각해봤지. 뭐 그게 어디가것어 내 호작질하는 책상 밑에 있거나 아니면 큰 박스 안에(호작질꺼리 모아 놓은 통) 다 있것지.
저녁 먹은 설거지까지 싸악 해 놓구선 달력맹글려고 했는데 갑자기 손이 근질근질한거여. 뭔가 싹둑싹뚝 오리고 싶은 욕구. 뭐 마음 속에 무슨 싹이 자라는지 그것은 잘 몰래 나두. 그냥 날이 잘 드는 가위로 사그락사그락 물질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괜한 심통. 뭐 그런거.
재질이야 잡지니까 한 가지 통일이지만 색이야 가지가지잖여. 각각의 그림들, 색깔, 배경, 모양, 이런 것들을 내 꼴리는대로 오려서 갖다 붙이고 색칠하고..그렇게 호작질을 한참하면 공연히 튀어오르는 것들이 사그러들지. 생활 속에서 이런 작품을 만들면 기분이 좋아여. 작품이야 뭣같애도 문방구아자씨처럼 포장 잘 해서 주소쓰고 편지보내면 받는 사람이 김빠지게 한 번 웃을 수 있잖여.
오늘 이 달력 받는 사람들은 나중에 나 만날때 딱풀 한개씩 사줘야혀. 대용량으로다.
나는 일테면 사악한 사람이라 터럭만큼 주고는 말로 받아내는 사람이쥐...ㅋㅋ
정월도 어지가히 다 갔네. 그대들은 이제 물 닮은 이월을 맞을 준비들 하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