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호작질

구월 안부

황금횃대 2009. 9. 1. 14:22

 

 

 

요즘같이 바쁜 날에는

낙엽이 되려 물드는 나뭇잎 사정을 굳이 헤아리지

않아도 되는데, 나는 또 무엇이 새롭다고.

푸른 달 돋는 九월이 되었다고 이리 안부를 전하는지 ...끌끌

 

황동규의 시에는 <몹쓸 동경>이 있지만

내게는 몹쓸 마음이 있어.

어제 저녁 잠깐 틈이 나

문득 달력을 들여다보니 팔월 말일,

내일이면 내 사랑들은 새로운 달력이 필요할텐데 싶어

붓을 꺼내고 파레트에 말라 붙은 물감에게 물기로 슬슬 어루만지며

몸을 풀어 창틀을 그리고 푸른 달을 그린다.

참 벨꺼 아닌 그림인데

 나는 편지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몇자 적을라치면

그들은 힘든 내색 하나 없이 헤실헤실 웃으며 내 옆에 앉는데.

 

공부 잘 되고 있삼? 하고 끝머리에 물은 저 달력은

누구에게 가는 걸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