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9. 12. 7. 17:23

 

 

 

 

 

 

 

 

 

 

 

 

 

 

 

 

고스방은 몸이 안 좋다고 죽상을 하고 웅크리고 앉았는데 나는 2일 밤에 제사를 지내고 3일 새벽 다섯시에 제주도로 향했다. 이장 봉급 넉달치 차압해서 총무가 적립을 해 두었다가 삼박 사일로 제주 선진지 견학을 갔다,

말이 선진지지 일년 동안 이장일 본다고 애썼으니 그냥 몸 쉬러 간 것이다.

 

제주 구경이 뭐 거기서 거기지..그런 구경은 다 말할 것없고, 기특하게도 둘쨋날 일기가 좋아서 아홉시가 넘어 한라산 등반을 시도했다. 9시 반에 성판악 코스를 잡아 출발을 했고 12시까지 진달래산장에 닿아야 정상을 올라 갈 수가 있다. 12시가 넘으면 진달래 산장에서 통제를 해 정상에 올라 갈 수가 없다.

 

점심은 노란 비닐 봉다리에 도시락을 싸서 들고 운동화 신은채로 올라가는데 전 날 내린 눈이 녹고 얼어서 산행길이 맹랑치않다. 그래도 촌이장들은 멋모르고 진달래산장까지 뛰다시피 올라갔다.

거기서 컵라면 하나 채 불기도 전에 찬밥 덩이 말아 후르륵 마시고는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올랐다. 1900고지를 넘어서고 50미터를 더 올라가니 정상 백록담이 발 아래 펼쳐졌다.

 

정신없이 오르다 옆을 돌아보니 구름이 솜이불처럼 깔렸다. 슈퍼보드를 부르려다 말았다 ㅎㅎ

백록담은 물 한 방울이 없이 내린 눈만 간직하고 있다. 세시간 반 만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다들 그 전날 늦도록 술퍼클럽을 운영하다 새벽에 들어와 잤을 터인데 산 우에 올라가는 걸 보니 대단하다.

거기서 사진 찍고 좀 쉬다가 다시 관음사 코스로 내려오는데...정말 지겹게 하산을 하였다.

다리는 후달달...하산길도 쉽지가 않다.

 

4시가 조금 넘어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촌이장들은 꿀맛같은 막걸리 하산주를 마시고 있다. 나도 막걸리 한 잔 쭈우욱 들이키고 오징어 조각이 얹히 파전을 뚝 티서 목구멍이 미어지도록 삼킨다. 감격이다.

 

여덟시간 반 산행 코스를 촌아저씨들은 다섯시간 반만에 내려왔으니(나는 조금 늦었지만 선발대는 이렇게 내려왔다) 막걸리집 아저씨가 거짓말이라고 한다. 정상등반 인증서를 운전기사가 챙겨서 온다. 그것도 참 자랑스럽다. 의자 앞좌석 그물망에 자랑스럽게 끼워놓고는 수시로 들여다 본다.

 

그 날 저녁은 모두 샤워하고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어찌나 그동안 뭉친 근육들이 아프던지 두 번을 울었다.

총각이 묻는다 "마이 아퍼요?"

맛사지 한 시간 받고 고마와서 정말 성심껏 고개를 숙여 그 총각에게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다음 날, 산에 올라간 사람들은 계단공포증에 떨어야 했다..

 

...................오늘은 또 제사라서 음식하러 가야하니..좀 있다가 더 써야지.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