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
통영에 갔었지.
그 전날은 대구에서 여고동창생들이 열댓 놀러와 반야사로 월류봉으로 하루 종일 길잡이 하다 들어왔고
그 다음날 또 나가야 한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랫마산리 주민이 열화와 같이 이장참석을 바라니(?)
집 분위기를 아무리 세세히 읽은 들 어찌하겠는가. 따라 갔지.
동네 할무이들을 모시고 가는 것이라, 복잡은 통영 시장 앞에 내려 놓으니 우왕좌왕 사람 발길에 어디로 갈 지를 모른다. 좁은 골목에는 활어 난전이 난장판으로 벌어졌고, 겨우 사람 하나 걸어가게 난 길은 생선을 사는 사람, 횟감을 사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할머니들을 모시고 겨우 식당까지 가서 점심을 회로 먹는데 상추값이 금값이라, 한 소쿠리 열댓장 상추 올려놓고 추가 할 때마다 2000원씩 더 받으니 모두 바닷가 인심에 혀를 내두른다. 한창 상추 날때 시골 인심은 그저 한 소쿠리씩 나눠 먹고 하는 인심인데 여긴 상추 열 댓장에 이천원이라, 여태 살아 식당 다녀도 이런 꼬라지는 첨본다며 상추 한 장을 세 장으로 뜯어서 쌈을 싸 드신다. 이런 모습이 촌구석을 살리는 힘이다. 비싸면 아껴 먹고..
이제 이 어른들이 살아 생전 이렇게 먼거리로 여행 갈 수 있는 횟수가 몇 번이나 될까. 우리 어머님만 해도 이제 여행은 생각도 할 수 없다. 하루 신나게 놀고 집에 식구들 먹을 회를 사서 늦게사 집으로 오다.
미리 고스방 한테 전화해서 통영에는 상추값이 금값이요~ 했더니 상추 사다가 싸악 씻어 건져놓았다. 아버님 어머님게 사온 회를 차려 드리니 맛있게 드신다.
이렇게 하루 나들이는 끝났다.
오늘부터 열심히 일 하려 했는데 바람이 불고 춥다. 에라이 오늘 못하면 내일하지 뭐..ㅋㅋㅋ
그나저나 날씨가 거꾸로가나...왜 이리 추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