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은 무슨 재미로 사능가..
고스방이 아침에 상촌 사는 광부 아저씨 딸(집안 누나뻘)을 태워 영동을 가는데 그 누님 왈,
"동상은 무슨 재미로 사능고~'하고 물었단다.
누님을 내려놓고 차를 세우고는 핸들에 두 팔을 얹어놓고 생각했데. 아, 씨발 나는 정말 무슨 재미로 사는가 .
새벽에 눙깔 뜨면 밭에서 잠깐 일하고, 죽지 않으려 정신없이 밥을 마시듯 먹고 차 몰고 나가서
죙일 부랄이 어던쪽으로 달라 붙었는지도 모르게 돈을 벌어서는, 날짜 맞춰 집구석 경비
맞추기 바쁘고, 홀랑 털어서 여편네 주고 나면 주머니가 쭉덕해. 술을 먹나 담배를 피나 참말로 나는 무슨 재미로
사는걸까?
어제 저녁 밥을 차리는데 고스방이 전화를 했다.
" 지금 손님 태워 음성왔는데 오늘 영동용두공원에서 가수 공연있다며? 아들놈하고 같이 영동가서
공연 보고 있음 내가 음성에서 내려 가다가 들러서 합류할게"
생전 이런 적이 없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그런 전화가 온 것이다. 명이 떨어졌으니 쪼뱅이 여편네는
실행을 해야지 아들놈을 꼬신다.
"병조야 아빠가 우리 데리러 온다고 영동 공연 보러 가래. 아빠랑 같이 보고 맛있는거 먹고 오자"했는데
찌질한 아들놈이 당최 안 간다네 제엔장.
즈그 아빠가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인생의 재미가 과연 무얼까..하고 생각 끝에 어렵게 제안한 사안을
아들놈은 일언지하 거절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안 간단다...또한번 제길룡.
할 수 없이 공연관람은 취소하고 일요일에 <이끼>라는 영화를 보러 가자고 잠정 합의하였다. 고스방이
졸창지간 제안한 [삶의 재미]는 하루가 유예되었다. 고스방은 좀 충격이 컷던갑다.
<무슨 재미로 사나>라니?
생을 재미로 사나? 눈 뜨면 눈 앞에 들이미는 일들을 춰내고 휴일도 없이 삼백육십오일 차를 끌고 나가
돈을 벌어도 집구석 살림살이는 매번 빠듯하고..메꾸어도메꾸어도 살림살이는 자꾸 빵구가 나고..아무리
허덕거려도 인생은 고스방에게 영화 한 편 편하게 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생각할수록 자신의 생은
<재미없슴>으로 결론이 나고 그게 너무 서글픈 고스방.
아! 떠그럴...
그 누님은 왜 그리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던졌나, -존재에 대한 바주카포 폭탄 질문 -
"동상은 무슨 재미로 사능가."
그대들은 무슨 재미로 사시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