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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대기 비법

황금횃대 2010. 10. 28. 18:46

대구는 가야겠는데 종일 고구마 캔다고 흙구디에 퍼질고 앉아 고구마를 21콘티 캤다. 콘티 단위가 뭔지 모르시는가?

과일 담는 노란색 혹은 초록색의 플라스틱 상자를 말한다. 거기 고구마 한 콘티 담으면 사십킬로가 넘게 나간다.

새로 산을 깎아 만든 감나무밭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마사토 토질이 되서 고구마가 동글동글 얼라 주먹만한게 희안하게

이쁘다. 맛은? 안 먹어 본 사람은 어데 고구마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덜 말아야한다. 밤보다 맛있다.

 

늦도록 고구마를 캐고 왔으니 사람 몰골이 얼마나 디럽겠는가. 손은 거칠거칠하지 머리는 모자 눌러써서 찐방이 되었지

저녁 한 숟갈 떠먹고 딸래미를 꼬셔서 반야사 앞에 있는 숯가마에 다녀오자 했다. 딸래미가 그제 친구랑 같이 거기 갔다

왔는데 아침에 일어난 딸 얼굴이 광이 번쩍번쩍 나는것이다. 흠...저거시야!(저것이야!) 8시에 집구석 치워놓고 오토바이를

타고 깜깜밤중 산 속으로 향했다. 딸래미는 내 뒤에 타고는 천지를 모르고 따라나선다. 즈그 엄마 등때기 하나 믿고 산 속으로

가는 스쿠터에 올라탄다. 산 속 숯가마는 주말이라 제법 손님이 몇 된다. 딸과 같이 따뜻한 방에 들어가 땀을 두 번내고

시원한 바깥 마루에 누웠다가 집에 오니 열한시가 넘었다. 아이들은 축구를 본다고 마루에 있는데 나는 방으로 들어와

요.대.기.를 깔았다. 삼백 육십 오일을 난닝구에 빤스바람으로 자는 고스방이 이불 속으로 들어 온다.

 

여편네가 숯가마를 갔다 왔으니 어띤가...하고 다리를 슬쩍 얹어서 자장구를 타 본다. 돌아누우며 내가 한 마디 한다

"매끌매끌하지요?" 하면서 응근한 눈빛을 한 방 쏴준다.

맨날 인색하게 굴며 쪼매라도 찝쩍거리면 쌩파리좆마냥 돌아가던 여편네가 숯가마에 가서 못 지질델 지지고 왔나 하며

좋다고 여기저기 매끌매끌한 감촉을 느끼 볼라꼬 덤빈다. 그럼 또 한 톤 올라간 응근한 목소리로 "쫌. 있. 따!"하고 손을 밀어

낸다. 이렇게 슬까르는 맛이 있어야지 에라 여깃소 얼릉 잡수소~ 하면 안 된다.

 

<쫌있다가>라는 말에 기대만땅인 스방이 티비를 보다가 금새 잠이 든다. 어이구...이러다 작전 빗나가것어. 그러나 밖에는

아이들이 프리미어리그 축구 본다고 왔다갔다하지 뭔 작업이 되긋냔말이지. 가뿐하게 한 숨 자주고 새벽에 작업을 건다.

새벽녁에는 아무라도 무답시 받들어총 상태가 되지 않는가 말이다. 그 때 슬쩍 건드리기만하면 된다.

새벽잠이 많이 없어진 스방이 반응하며 어젯밤 여편네의 매끌매끌한 상태를 기억해낸다. 오래 끌 것도 없다

단판 승부!  한여름에도 배만은 꼭 덮고 자는 스방에게 이불을 끌어 땡기 덮어주며 통보한다.

"나 오늘 대구 동창회 체육대회 가야하는뎅.....뎅....뎅....ㅎㅎ"

 

힘이 하나도 없는 스방은 대항할 에너지가 없다. 반대를 하려면 삼초 안에 고개를 가로 흔들어야한데 그 힘이 없어 

어,어, 하는데 여우같은 여편네가 고만 승낙 한 걸로 알고 "고마와요"한다.

<씨파, 엉겹결에 당했다.>라고 깨닫기까지는  하루쯤의 시간이 아직 남았다.

그러나,

글쎄... 이걸 깨달으면 고스방이 용하지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