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1
이번주 오카리나 연습곡은 라장조 운지법인데 노래 곡명은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다
파음과 도음에서 샵이 붙으니 손가락이 바빠죽것다. 지금 노래를 스무번째 들으며 오카리나를 부는데
손가락에 쥐가 다 난다.
캐롤 메들리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다 지나가고 이놈으 사랑으로는 언제쯤 제대로 불려는지 모르겠다. 음악은 정말 하면 할 수록 힘들다. 거기다 내가 피아노를 쳐봤나 하모니까를 불어봤나. 음표도 중학교 때 열심히 시험공부한다고 봤지 악기와 결부시켜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
그런데 오카리나 불러 가는 날, 비가 와도 가고 눈이 퍼부어도 꼬박꼬박 출석을 한다.
왜,
행복하니까.
2.
황간면 이장단이 오늘 새로 시작되었다.
기존의 이장님들 여섯명이 그만 두고 새로운 이장을 뽑았다. 여자 이장도 두 사람 더 뽑혀서 이제 황간면에서는 여이장이 4명이나 되었다. 셋보다는 넷이 낫다. 훨 낫다. ㅎㅎ
3.
일전에 시누 형님 돌아가신 파급이 어머님한테 이제서야 오는갑다. 염려했던것과는 달리 식사도 잘 하시고 해서 조용히 넘어가나 했는데 오늘는 영 식사도 못하시고 기운이 없으신것 같다. 오후에 아버님은 쇼파에 앉아 계시고 어머님은 방에 계시는데 어머님이 아버님께
"그리 앉았지 말고 회관에라도 놀러 가요" 하시니
"할마이 혼자 놔두고 어딜가 심심할텐데.."
느리게 느리게 한 마디씩 이어가는 한 문장.
나는 <사람이 같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여직 살면서 생각한 시간보다 오늘 더 많은 시간을 생각했다.
4.
고스방은 주물러줄 딸도 없는데 어깨가 자꾸 아프다며 오늘은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부황을 뜨고 왔단다.
내가 좀 어떻게 해 줄라믄 시원찮다며 고만 두어라 한다. 나도 예전에 아귀힘이 대단했었는데 관절염이 오고는 그것도 신통찮다. 이렇게 하나 둘 부실한 것이 드러나면 힘이 빠진다.
5.
그래도 오카리나 연습은 열심히 하자.
밤에 피리불면 뱀 나온다는데...크게 불지도 못하고.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