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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황금횃대
2011. 3. 6. 09:39
아들이 군 훈련장으로 들어가고 일주일이 지났다
어제는 남편의 핸드폰에 입소가 확정되었고 피복이 지급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고스방은 하루에도 몇 번을 새로 생각해 낸듯 중얼거렸다.
"지인을 쓰는 난이 있는데 병조가 누굴 썼는지 모르겠네." 하며
군대에서 세상의 지인이 뭘 그리 중요할까. 내가 받아쳐 말한다는게
"이명박이를 잘 알고 있다고 쓰지?"했다. 그랬더니 중얼거리던 그 문장은 사라졌다.
계속 진땅을 밟아 거름을 내고 있다.
이십킬로그램 퇴비 한 푸대를 어깨에 짊어지면 뻐근하다.
옛날 머슴은 대두 닷말 쌀가마니도 거뜬 짊어졌건만.
고봉 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 이즈음 머슴은 힘도 못 쓴다.
그렇게 미친년 널 뛰듯 미끌어지며 밭고랑을 헤매다 문득 정신 차려 앉으면..
그럭저럭
봄햇살모양을 만들어낸 햇볕이 너른 포도밭에
와장창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