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故 시어머니와 대가리 1.

황금횃대 2011. 4. 13. 08:47

친정아부지께서 딸내집으로 오셨다. 도시에서는 도저 심심해서 살 수가 없다고, 그래서 아들인 내 동생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어 (압력이란게 별거 아니다 친정엄마와 눈만 부딪치면 사사건건 말다툼을 하시는거 ㅎㅎ) 시골에다 논을 장만했다. 경매로 논 600평을 샀다. 그 때 첨으로 나는 법원 경매를 해봤다. 아예 촌으로 내려와 살고 싶은데 당장 어떻게 안 되서 차일피일 날만 고르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아버님 혼자 적적하시니 고스방이 장인어른이 우리집에 와 계시면 되겠다고 말해 일사천리로 아버지의 이동이 전격 실행되었다. 아버지는 신나게 아버지의 옷가지 몇 벌과 평상시 사용하시던 연장을 한 차나 싣고 왔다. 거기다 대구에서 타고 다니시던 오토바이까지 싣고 왔다. 동생이 한번은 승용차로 아버지를 모시고 왔고, 다음날은 오토바이에 각종 공구에 연장, 심지어 오토바이 헬맷까지 여름 겨울용 따로 두개를 가지고 왔다. 아버지의 베개가 옵션으로 딸려 왔슴은 말 할 것도 없다.

 

그렇게 아버지의 촌구석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촌구석 살림이란게 정리정돈이 안된다. 더군다나 우리집처럼 버리기 싫어하는 집은 더더군다나 아버지 눈에는 기맥힌 쓰레기더미며 <치워주고 싶은 의욕이 마구마구 돋아나는>놀이 장소로 보이는 신나는 아이템 천지이다. 아버지는 오시자마자 작업복을 갈아 입고 집 안을 한 바퀴 뒷짐지고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