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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
황금횃대
2011. 6. 25. 20:28
장맛비가 쏟아지는데도 노란색 비닐 비옷을 아래우에 입고 눙깔에 비가 들이치는걸 막기 위해 창모자를 쓰고, 머리카락 속으로 빗물이 들어 오지 못하게
스쿠터 하이바를 쓰고 포도밭에 가서 포도 알솎기를 합니다
그 추운 겨울을 이기고 잎을 내고, 가뭄을 견디며 포도알을 달아 놨더니 규격에 맞지 않다고 복닥복닥한 포도알을 솎아 내지요
팔을 들고 일을 하니 소매로 빗물이 줄줄 타고 들어가 옷을 적시니 옷 속에 있는 찌찌도 젖고 뱃살도 젖고, 그러자니 추워서 이빨이 딱딱 마주칩니다. 그래도 하던 골 마저 하니라고 성당의 저녁 여섯시 종이 울리도록 일을 했지요
가끔 자연의 조건 앞에서 치열해지는 한 순간을 경험할 때, 사람은 스스로 대견해서 감기 드는 줄도 모르고 무식하게 일을 합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