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일피일 미루던 김장을 어제 해치웠다
그제는 아침에 배추 오십포기를 부엌으로 갖다 날라서 쪼개가지고 절이고
어제는 반장님 두 분이 거들어 준 양념 버무리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차고에 배추는 뽑아다놓고
통영으로 병원으로 쫒아 다닌다고 집구석에 붙어 있지도 않는 며느리보기가
아버님은 얼마나 속이 타셨을까
김치냉장고 속을 뒤축으로 콱콱 밟아 다 채워놓고도
뒤안에 고무통에 한 통 채웠으니
겨울 내도록 먹고도 내년 김장 할 때까지 먹겠다
예전처럼 김치만 주구장창 먹어대는 것이 아니기에
이것도 많다만은
고스방의 김치 욕심은 끝도 없다
그 욕심
내가 바로 채워주리라 ㅎ
상민이가 하는 면사무소 알바가 이번 달 14일이면 끝이난다
면직원들과 별 트러블 없이 두 번의 기간제 희망근로를 끝냈다.
나는 상민이가 즈그 아부지한테 하도 눌려지내서
어디가서 말도 잘 못하고 사회성이 없을까 무척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상민이의 주변 장악력은 놀라왔다.
같이 일하는 여자 주사님들이 인터넷 쇼핑을 하면
꼭 상민이한테 가지고 와서 이거 어떠냐고 물어본단다
그럼 상민이가 보고 손가락을 세워 좌우로 흔들며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포장통에 넣어 반품을 한단다
나는 상민이에게 이런 점이 있다는게 또 놀랍다.
저 보다 훨씬 나이도 많은데
언니, 언니 하면서 잘 지내는게 신기하다
나는 어데가서 언니 소리가 그렇게 안 나온다.ㅎㅎ
그 동안 같이 일한 주사님, 계장님들께 감사의 과자봉투를 돌린다고
과자를 주문해놓고,봉지를 만들 크라프트지도 주문했다. 그리고는 각자에게 고맙다는 쪽지를 만들어 편지를 쓴다
저런거 만드는거 보면
천상 내 딸이닷.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