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14. 1. 8. 21:08

 

 

 

 

 

 

 

새해, 2014년이 와서 2013년 주구장창 끌어 안고 기록하던 일기장과 가계부를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는다.

가계부 첫장을 열어 보니 나팔꽃 그림이 있어 그걸 따라 그려보고

나는 나팔꽃을 쉽게,빨리 그리는 법을 배웠다.

한 달에 한번 어느 페이지는 요리에 관한 사진과 레시피가 올라와 있어

뜬금없이 그 요리를 따라해 본 적도 있다.

 

2013년 1월 1일에는 눈이왔다고

가계부와 일기장에 똑같이 기록해놓았다.

그 때도 나는 새해 연하장을 만들어 받는이의 이름을 적어놓고

순차적으로 발송한 날짜를 적어 놓았다.

일기에도 자잘한 일상들이 깔리고

그래봤자 매번 살아내는 일이고, 살아야 할 일이고, 살아 가는 일인 것 뿐이다.

 

2층 옥탑방 책꽂이에는 이런 개인 흑역사가

깨알같이 쓰여져 권 수를 더하고

그 우에 먼지까지 뒤집어쓰며

세월을 낱낱 기억하고 있다.

아, 훗날 늙어 잠잠한 세월에 되새김질 할 때 마주칠

그 검은 눈동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