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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사이 이야기 2

황금횃대 2014. 9. 29. 16:43




낼 모레가 아버님 49제 중 세번째 제를 지내는 날이다.

아버님 방은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절에 스님이 막제 지낼 때 준비할 옷과 세면도구(아버님 쓰시던것)을 미리 준비해서 가져 오라고 전화가 왔다.


옛날 아버님 칠순 지나고 무스탕이 유행할 때, 서울 사는 작은아버님이 선물로 무스탕 코트를 해주셨다.

지난 추석 전, 대구 형님이 우리집에 왔을 때, 형님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그 좋은 옷을 형님 입으실랑가...하며 물어보셨단다.

그러면서는 "널 주고 싶은에 아무래도 상민이 엄마 줘야겠다면서, 나 때문에 맨날 어디가서도 밥 차리러 들어와야하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저 옷은 쟈를 줘여겠지?"하며 물어보시더란다.

그 옷은 아버님 한참 신체 좋으실때 입으시던거라 우리에게 맞지도 않은데 따뜻하고 비싼 옷이라고 물려 주고 싶어하셨나보다.

몇 번 입지도 않았던 옷, 고서방도 나중에 입을리 없는 무거운 가죽 옷. 이제 천천히 아버님 옷 정리도 해야하고 어머님 옷 정리도 해야한다. 아버님 안경, 운전면허증, 그리고 아버님이 애지중지 아끼셨던 교통 삼색장까지...


마음은 얼른 해야지 싶은데 쉽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