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품값, 육만원

황금횃대 2015. 7. 8. 09:09

 

 

 

 

 

드디어 포도봉지 싸는 일이 끝났다.

오후 새참으로 수미 형님이 해 온 찰밥에 무짠지 무침을 먹고 하루 품값 60,000원을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왔다.

작업복을 갈아 입으며 만원권 한 장과 오만원권 한장을 날라르미 펴놓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남의 주머니 돈을 내 주머니로 옮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등골로 연신 흘러 내리는 땀방울의 느낌은 생의 간지러움이 아니던가. 간지러움을 견뎌야 돈의 거처가 옮겨 앉는 것

칠십이 넘은 형님도 쉰의 중반을 향해 달리는 나도 입을 꼬옥 다물고 태양의 궤적을 등판에 복사한다.

 

이제 남은 들깨 모종을 옮겨 심고, 뽀요히 올라 오는 콩밭에 바랭이를 매야 하며...등등

 

망초꽃 피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