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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ㅡ조신부님
황금횃대
2015. 7. 8. 09:41
죽은 종문이가 한 해 언제 우리집에 놀러 올 때 내가 창호지에 편지 쓴다는걸 알고 얇은 한지를 많이 가져 왔다.
이제 촌구석 집들도 모두 샷시에 유리문으로 집을 짓기에 지업사 따위가 없어진지는 오래 되었다.
명절 다가 오거나 겨우살이 준비 할때, 창호지를 새로 바르기 위해 입 안 가득 물을 머금어 문틀에 무지개를 만들며 뿜어 대던 풍경도 옛날 일이 되었다. 그러니 당연 꽃잎 말린 것으로 문고리 밑을 소박하게 수 놓으며 문종우 바르던 낭만도 이젠 찾아 볼 길이 없다. 버선볼 받아 꿰매는것도 예술로 승화시키던 매시라운 여인들의 손끝은 지금 다아 어데로 갔는가
그제 산에 갔다가 집에 오니 삽짝 우체통에 조신부님 편지가 와 있다
한결같은 필체다. 누군가에게 제 손글씨를 보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