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시간
황금횃대
2015. 7. 13. 07:33
친구 만나는게 주목적으로 내려온 상민이는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밥을 먹는다. 그냥 밥이 아니고 집밥,즉 엄마밥을 먹는 것이다. 가지 조림도 맛있고 깍두기도 맛있고, 마파 두부는 오우, 빤따스틱!이야를 연신 외쳐대면서도 입으로 들어간 밥을 하나도 흘리지 않고 야물딱야물딱 씹어 삼키는 것이다.
집밥이 그리운 시절. 훗날 상민이가 지금의 자기를 기억할 때 함축되는 제목이 아닐까 한다.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종일 비가 내렸고 오후에는 바람마저 거세서 감나무 위로 타고 올라간 박넝쿨이 잠시 감나무를 벗어난 사이를 사정 없이 흔들며 휘몰아 쳐댔다.
마루에 서서 그 모습을 한참 쳐다 보았네
허공 어디에도 덤불손을 걸때가 없어 미친듯이 흔들리던.
아침에 다시 내다보니 그 비바람을 파도 타듯 견뎌내고 세상에나! 하얀 박꽃을 두 개나 피웠다
상민이는 하루도 채 안 되는 시간을 나와 딩굴다가 갔다
웃을 일 없던 나는 연신 으흐흐흐 웃음을 헤프게 흘려 대며 나의 분신이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 쫑알쫑알 얘기하는 입을 쳐다보는 것이다
아직도 와야할 비가 남았는가 하늘에는 먹장 구름이 두텁게 깔려 있고라고 쓰는 사이 어느 한 켠에서 구름 휘장을 들치고 나온 햇볕의 위대한 환함이 쫘악 마루짱으로 비춰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