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아모것도 이 공간에서 주끼지 않아도 누가 와서 싹 씰어가지 않고 그냥 내비뒀네
블로그란 동네도 냅도`의 도를 깨친건가.
여름이라 날 더운건 당연한 일이고 아들놈 노트북이 있어 오랜만에 내 블로그 구경을 왔네.
글이야 그 때 살던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으니 더 보탤 것도 없는데. 그 때 열심으로 이집 저집 구경 다니며 뭐라 한 마디씩 하며 정 내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기싱가는 참 궁굼하재요. 그래서 그 분들 블로그도 차근차근 둘러보고 했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오래도 지났네. 십수년이 지났으니.
첨에사 호떡집에 불난거 맹이로, 볼쌀 소쿠리 쥐새끼 드나들듯 밤낮으로 들여다 보고 살았는데 갈 수록 뭘 쓴다는게 자꾸 하기 싫어져요
이거 써서 뭐할라꼬...하다가도 지내놓고 보믄 아무 흔적없이 흘러간 날들이 허무하기도 하지요
그 날밤 새워가며 하던 호작질도 뜸하니 뭐....
접시 우에 짜 놓은 물감이 말라 비틀어졌어 클클
상민이가 POP한다고 주말마다 물감칠하며 숙제하는거 보믄 참말로 격세지감이여. 내 호작질 도구들을 상민이가 알게몰게 다 가져가구 나는
연장조차 빈약해졌네 젠장.
그래도 그제는 뭔 맘으로다 아는 언니 놀러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 금방 그림을 그렸네. 편지 한 장 쓸라꼬.
블로그 친구 justina님의 인물 그림은 볼 때마다 감동이지...난 그렇게 잘 그리진 못혀. 그래도 괘안아. 내 맴이니까ㅋㅋㅋ
핸드폰하고 컴 자판하고 살짝 안 맞는게 있어 버벅거리네. 내가 핸드폰을 너무 많이 한 탓도 있구만.
이즈음 나의 포도밭은 색이 오고 있네. 돌덩이같던 포도알이 말랑말랑해지며 시퍼렇던 포도알에 서기가 어린 것처럼 보랏빛이 피어나고 있어
그걸 첨 보는 사람들은 몰라. 오래 포도를 지켜보던 사람들 만이 알 수 있는 것.
친정 아부지도 오셔서 아부지의 부지런함을 감나무밭, 포도밭에 유감없이 펼치고 있으시다.
땡볕에 핸드폰은 폭염주의 경보를 울리던 말든 땀에 흠뻑 젖은 팔순의 울아부지가 일을 하신다. 말려도 소용이 없다.
점심은 뭘로 해 드리나....아침은 짜장을 볶아 드렸는데. 아 물론 짜장은 아직 냄비에 그득하다.
아이들이 다 나가고 지금은 친정 아부지, 고서방, 상순이, 이렇게 세식구만 산다.
어떨 땐 식구가 너무 단촐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