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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비님이 오시다

황금횃대 2017. 6. 7. 22:08

 

 

어제 기다리던 비님이 오시었다

오랜만에 그도 오는 것이라 표정이 쌀쌀하였다

성남시민 달못과 대전시민 영선 낭자가 포도알 솎는 일을 거들어 주고는 와들와들 떨고 갔다. 일하느라 따뜻한 차도 한 잔 못 내었다. 그게 두고두고 미안하다

 

새벽에 가마골 밭으로 나갔다

비 온 뒤 타들어가는 작물들이 얼마나 깨어났나 궁금해서다.

고추도, 배추도, 가랑파도 땟깔이 밤새 달라졌다

 

처음 달리는 고추는 따줘야 잘 열린다하여 옆순 따면서 고추도 땄다. 하늘에서 비 그거 하나 베풀었는데 고추도 반들반들하다

사람의 힘은 정말 보잘것 없구나..실감한 날이다.

그래도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풀대가리를 쥐어 뜯고, 아스파라거스를 끊어서 집으로 온다

검은 구름이 바람에 쓸려 하늘이 변화무쌍하다. 이런 풍경들이 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