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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황금횃대
2020. 1. 15. 08:48
1.
안부를 전해 보겠다고 새벽에 눈을 떴다
작은 핸드폰 글쓰기 창을 띄우니, 니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보라고 어두운 방에 글쓰기 창 홀로 환하다
나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 막막하고, 장난감을 빼앗긴 애기처럼 억울한 이야기가 목구멍 끝까지 치올라 온다. 쓴 침을 삼킨다. 도대체 밤새도록 나는 어느 꿈 모퉁이에서 단내가 나다 못해 쓴내가 나도록 골목을 헤집고 다녔나, 울컥 설움이 복받쳤다.
2.
곶감 작업을 하고, 또 그것을 포장해서 택배 발송을 하며 박스마다 작은 안부를 전하고 싶은데 그게 또 안되서 나는 미안하다. 곶감 손질 가위에 힘을 받는 손가락 마디에는 굳은살이 백였다. 저녁 늦게 일을 마치고 찬바람을 잔뜩 걸치고 작업장으로 들어 오는 고서방에게 네번째 손가락을 보이며 "아이고 그것도 일이라고 여보, 여기 손매디에 굳은살이 생깄어요"하며 자랑을 한다. 고서방은 일언 대꾸가 없이 곶감 이야기만한다. 갑자기 고서방이 걸친 찬바람이 내 가슴으로 쑥 밀고 들어 왔다.
3.
다시 새벽이다
여전히 어둠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이런궁리 저런 궁리로 그 많던 새벽잠은 다시 찾아 오지 않는다.
존재라면 누구나 번뇌가 있겠지....잠을 밀어내고, 울혈을 헤집으며 가닥가닥의 심정을 정리하는 시간.
4.
두통약이나 한 알 찾아 보자,며 이부자리를 벗어 나면 눈 앞엔 <또 하루>라는 페이지가 펼쳐지것지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