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내나이 스물일곱에....
황금횃대
2005. 4. 7. 12:12
1.
또 다시 梨花에 月白 하였다는
말 밖에 쓸게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던 엽서를 오늘은 사월의
마지막 날 편지 쓰는 날이므로
그 동안의 사연을 보내나니 그
대는 사월의 설운
마음을 잠시
접어 두고 나를 생각해 주시게
길가으로 사시나무 장대 키에는
연두 잎이 벌써 빽빽이
자라이.
저녁이믄 짙푸른 색으로 어두워
져가는 산봉우리에 그대 좋아하
는 피빛 노을이 깔리네. 불어오
는 바람이 내의 벗은
팔뚝에 스
칠 즈음이면..아~봄도 막바지네
2.
아이의 옷을
뜨게질하여 입히네
콩알만한 입으로 하품을 하면,
그래서 예쁘고, 얼르면 웃어주는
이빨없는 입이 하, 반갑고 무엇
보다
신기하네 그랴
막내 시동생 장가 보내고, 제사
지내고, 고사 지내고, 집안 치우
느라 경황이
없었네
3.
사과꽃 피는 오월이면 까닭없이
흰색이 그리웁고
그리운 흰색
우엔 늘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비춰지네. 아직도 그리움이 남아
있음은 나이에 맞지 않는 사치임을.
나의 남편은
때때로 나의 사치를
나무라고...
오월 구일은 내 아이의 백일이라
태어나서 숨쉬고 자라고 하루가
다르게 터득해 가는
행동에 나는
감사하고, 아비를 닮든, 엄마를
닮든, 차라리 하느님을 닮든...
밤중에 문득 잠깨어 옆을 보면
팔을
위로 올리고 쌕쌕거리며
잠을 자는 다른 한 존재가 있
다는게 기분을 묘하게 하구만
네 건강은 어떠냐
차츰 너의
그림자만 기억 되는
듯하다..
1990년 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