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5. 5. 18. 08:54



"맑은 날 되십시요"라고 한 마디 했으면 되었지

또 뭔 말이 더 있다고 우중충한 회색 종이 찾아서

밥상 앞에 앉았다.

모두 다 고기 그림 하나 그려서 달력 맹글었는데

니는 꽃 좋아할 거 같아서 코스모스 그렸다

혹, 저번 달에도 이런 그림 가지 않았을까 걱정이지만

뭐 개안타 시월에도 꽃은 피고 십일월에도 꽃은 피니까

달력 받는 팬(?)들이 많으니까 나는 더욱 책상 앞에

꼬부리고 앉아있는 시간들이 늘었다

공부도 이렇게 조신허니 앉아서 하면 조을낀데, 힛~ 노는기

바빠서 아이들 나무랄거 없네 그랴

 

이제 십일월이니, 그 좋던 마흔 고개도 술렁술렁

넘어간다. 아깝다. 정작 뭘 해 놓아야지 작정한

일을 없어도 그냥 아깝네.

 

편지 써 놓고 풀 사러 가야지. 놈들이 어데 갔다 놨는지 통 못 찾겠다

 

지금 열한번째 달력 맹글었으니

네 장만 더 만들면 된다.

오호~ 누구는 날더러 달력을 천부쯤 맹글어 팔으란다 히히

그러면 자기는 열부는 산다고 쯔비.

그 열부 믿고 천부 찍었다가 누구 망하는꼴 볼라꼬

이렇게 한 달, 한 달, 받는 기쁨도 좋찮아?

이짓도 해봐야 얼마를 더 하랴

울 막내동생 말처럼 환갑 지나도 저러고 있을랑가.

 

그 때쯤이면 거르고 걸러서 내하고 보뽀라도 한번 한 사람들에게만 보내야지..하는

무언의 기준이 생길지몰라

 

ㅎㅎㅎㅎ(의미심장한 웃음)

 

잘 지내고 건강해라

 

2002. 10. 23 촌에서 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