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5. 6. 13. 23:27


 

<눈개승마/ 광주사는 박아무개씨가 땡볕길을 걸어 촬영한 걸 메일로 보내 옴/ 땡큐~**>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다 믿을 것도 없고, 믿으라고 얘기허는것도 아닝께 부담갖덜 말고 보믄 돼요.

 

그러니까 지지난주 토요일에 아버님이 가퇴원을 하셨재요. 담당주치의새임이 미국으로 세미나를 가신다나 아버님께 와서는 그리 얘길하니 울 아버님 마음이 급하셔갲구 바로 퇴원을 했세요.

 

아즈버님 문병오시면서 어머님도 모시고 병원에 오셨더랬는데 어머님도 그러시고 아버님도 그러시고 집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나셨세요. 제가 계산이며 퇴원 수속 밟을테니 의사 사인 떨어지면 고만 아버님 어머님 아즈버님 차 타고 가세요 하고는 남아서 뒷 수습을 했는데, 그날 저녁 소계리 보살이 와서 바가치를 가지고 부엌칼 덴지가며 한바가치 물렸더니 담날 아버님이 개운해지셨다고 얘기했쥬?

 

근데 말여 그 담날 아버님이 정말 거짓말같이 보름여만에 된똥을 누신거라. 아버님이 진짜 기분이 좋으셔서 며누리인 나 한테 자랑을 하셨세요. "아이고 참말로 오랜만에 내가 된똥을 다 눴따야" 그 심정 제가 이해해유. 나도 기분이 좋아서 그 날 하루는 포도밭에 일하러 가서 기분 좋게 일했는데 자고 나서 다음 날 아침에 어머님 얼굴이 영 또 아니 좋으신거라.

요새는 일어나면 부모님 얼굴 살피는 것이 일이됐세요. 조금 밝은 얼굴이면 나도 휴~ 하는 마음에 아침이 가벼운데 문 밖에 나와서 어머님이 피유 =3 하고 한숨을 쉬시면 고만 나도 맥이 탈 풀래요.

 

어제 좋으셨는데 왜 그나 싶어서 엄니께 여쭤보니 밤에 또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셧다고 하네요. 왜 그럴까..하며 나도 고개를 갸웃하며 아침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집을 치우는데 고모님들이 오셨세요. 시고모님 두 분이 여기 가까이 살재요. 병문안겸 오셔서 이런저런 얘길하는데 어머님이 또 소계로로 가재요. 어머님 오토바이에 태워서 점심전에 후딱 다녀온다고 갔세요

 

소계리보살이 스뎅양재기를 뎅글뎅글 돌리다가 뭐라뭐라 이야기하고 또 엽전을 던져요

근데 엽전이 일직선으로 죽 줄을 서서 떨어지는데 앞으로 두 개가 따로 떨어져나가고 젤 뒤에는 엽전이 두개가 포개져 나오는거라요. 몇 번을 던져도 그렇다며 어머님쪽으로 얼굴을 돌리더니

 

"할마이, 혹시 집에 장개 안가고 죽은 총각조상이 있어?"하고 묻는거라 

 

"없는데?


 

"아이라 함 물어바바요 없으면 새댁이 친정에서 그런 일이 있나?"

 

"우리집에도 없는데요?"

 

"아파트 사는 막내네는?"

 

"거긴 군대가서 사고로 죽은 동서 동생이 있어요"

 

"그래..재수가 없으면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찌그리붙으니까.."

 

이도저도 없다니까 엽전을 다시 던지더니 분명히 있다고 할아버지한테 여쭤보라한다.

 

아랫채로 내가 내려가 아버님한테 전화를 하니 대뜸 "있지"하신다

 

"누구요?"

 

"응, 내동생이 있었어, 서울 삼촌말고 또 있었는데 걔나이 아홉살인가..할 때 죽었찌 아매.."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려 아버님이 말씀을 하신다. 곁다리 이야기야 들을 것도 없고. 냉큼 윗채로 올라고 고하니, 보살이 그렇치, 그렇치, 엽전은 거짓말 안하지..하면서 우리에게 신통함을 과시를 한다..(허기사 사돈에 팔촌 걸어 안 걸구치는게 어디 있을까. 아, 그라고 옛날에는 자식낳아 반타작이 다반사였는데 그래 걸어 안 넘어지는 집이 어디있을라고..) 나는 속으로 요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잠이 와서 내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