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마흔 셋의 삶을 물으시나요?
황금횃대
2005. 7. 11. 20:58
얼굴에 다 써져있습니다
태어나서 어릴 때 홍역을 앓았어요
홍역 앓는 딸래미를 방에 뉘여놓고 엄마가 팥을 삶았더래요
주인집 아지매가 "딸래미 홍역하는데 콩 종류 삶으면 얼굴에 곰보진데이"하셨는데
울 엄마가 젊었으니 그런거 알리가 없잖아요
팥 삶다가 팥알 하나가 솥 바깥으로 뛰쳐나왔는데 딱 고만큼의 곰보가 생겼어요
이름 하야 <하나 곰보>
곰보는 패인 자욱마다 복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하나 곰보는 복이 하나밖에 없는거래요?
그 하나의 복이 무엇인가 궁금허지는 않구만요
어제 찍은 사진인데 표정이 참 쓸쓸허지요
무엇이든, 흔쾌히 할 수 없을 때
마흔 셋 여편네는 문득문득 쓸쓸해진답니다.
오늘 밤에는 한 밤중에 살금살금 부엌으로 나와
소주 병뚜껑 따고 한 잔 할라구 해요
밤에 놀러 오시구랴
내가 술주정을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팅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