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5. 8. 25. 23:54

종일 기운없이 헤매다

영동 갔다 오는데 옷이 흠뻑 젖었다

식은땀이다.

마음에 무엇 걸구치는 것 있기에 혼자 헉헉 대는지.

아이들 물감통을 열었다

빠레트도 꺼내고, 납작하게 눌러진 붓도 하나 고른다

하얀 컵에 붓을 흔들어 씻을 물도 떠다 놓는다

마음이 무슨 모양일까 연필로 그려본다

네모 아니면 동그라미.

세모가 끼어드는 일은 흔치 않다

예각 운운하여도 나는 늘 둔각이다.

 

붓끝이 선을 침범하지 않게 나는 손을 떨며 색칠을 한다

그래도 가라앉지 않는 구석이 있어 송곳을 들고

색이 칠해진 면에 자욱을 낸다

 

 

 

저렇게 자학을 하고서야 겨우....

 

 

종일,

색실이 담긴 당새기를 뒤적거리며 고운 것을 봤으면 하는 마음만 앞서고.

 

 

 


 

<고운 것들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