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몰입(沒入)
황금횃대
2005. 8. 31. 19:13
<이질풀>
몰입(沒入)
걸핏하면 너는 그렇게 말하지 이 여편네 이제 맛을 좀 아나보군
남편과 밤일을 하면서
두런두런 머리속으로 들어오는 지난 시간의
기억들이 짜장 싫어서 몰입을 하면 영락없이 들려오는 한 마디
다져진 마당, 장닭이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어린 나를 향해 달겨들었다
방학이면 작은 보따리를 싸서 가던 그 집, 이모들의 홀치기 바늘에 실꾸리가 밤새도록
달가닥 소릴 리듬으로 뱉어놓았지
닭 깃을 빠져나온 새벽이 꼬끼오하고 초성(初聲)을 고를 때
나는 꼼짝도 못하고 마른침만
삼킨다 잠결에 당하는 폭력, 이후 나는 입을 다물었지만 살아오는 지금까지
몰입한다
어깨를 쥐어뜯으며
환청처럼 들리는
목소리,
여편네가 이제 맛을 좀 아나보군
이유를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