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호작질하기
내가 전에도 말했지 싶다. 아마 나는 전생에 삯바느질 하는 청상이였거니...하는.
누가 가방 하나 만들어 달랜다. 감물 들인 천을 동네 아지매한테 가서 구해왔다
가방 만들어 달라는 청주 아지매가 감물들인 치마가 있데나?
감물 치마에 감물 가방이라...말은 이쁘다
염색이란 말도 있지만, 물 들인다 라고 말하는게 더 이쁘다
옛날 울 엄마는 새치 염색하면서도 머리에 물들인다고 표현을 하셨더랬지
심심하면 부침개 부칠 때 넣는 치자 쪼개서 무명에 물들여 밥상보를 만들고 그랬다
벨다르게 이쁘게 만들어서가 아니고, 사는 것보다 만드는게 훨 정감이 가서 좋았다.
츠자적에 날밤을 새며 레이스뜨기를 하면 울 엄마가 눈 나쁜데 말라꼬 그런거 하노 하면서
그 시간에 돈 벌어서 사면 더 좋은거 할낀데...하셨다
그래도 나는 파이애플 뜨기며 모눈뜨기를 하며 레이스를 짰었다
지금도 마음이 꿀꿀하면 레이스를 빨아서 풀을 해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빨래줄에 넌다
그러면 레이스 구멍구멍 모눈마다 푸른 창이 하나씩 생겨서 나는 어느 왕 부럽지 않은 창이 많은 집의 주인이 된다.
너무 한 색깔로 하면 좀 밋밋할거 같아서 집에 처박혀 있던 쪼가리 천을 더 잘게 싸리서(잘라서)붙여 박기를 한다. 천 쪼가리가 많으면 알록달록 될낀데 몇가지 않되니까 그냥 중복 대충해서 붙여 박아 만들면 장바구니 하나는 우습게 만든다.
속이 깊고 넓어 (원래 창작품이란 만든이의 품습속을 따라가는 법이다. 그래 나는 깊은건 어쩐지 몰라도 넓기는 넓다 헤헤)만화책 서너권에 쌀도 서너댓박 들어가게 크다. 청주 아지매는 큰것이 조아조아 했다.
내친김에 아들내미 초등학교 때 입던 청바지 다리 잘라서 손가방도 두어개 더 만든다
은행이나 가까운 시장갈 때 들고 다니기 안성맞춤이다.
재봉틀로 들들 박으면 되니까 ..그라고 홈질이나 슬슬 해주고.
울 어머님은 가방 쌔비릿는데 멀라고 또 가방을 만드냐고 어질러진 방구석을 보며 혀를 차실라하다가 며느리 무서워 그만 두신다. 쩝.
씩잖은 살을 빼도 <살빼기 전>과 <살 뺀 후>란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오는데 이렇게 유용한 가방을 만들었는데 그런 사진 없으면 섭하지...
한 다리 긴걸 잘라서 핫팬츠로 입으라니까 울 아덜 옷을 휙 집어 던지고 사라진다.
지 에비 닮아서 다리 하나는 쭉 빠지고 길다라니 이쁜데...
근데 왜 딸은 저 다리를 안 닮고 내 다리를 닮아서 휘었냐고요오오오오오???
감물은 이렇게 붉게 감들이 익기 전 땡감일 때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감물 한 말에 이십팔만원쯤 한다니...그것도 적은 돈은 아니지요?
그래서 천연염색한 옷감이 비싼가 봅니다.
비싸거나 말기나 나는 벨로 사입을 일 없응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