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5. 11. 13. 20:52

지난 금요일에 요가를 하고 와서 집에서 복습을 한다고 종일 몸을 비비틀었더니만

결국 몸살이 났다.

그 날 저녁 몸이 아프면 그걸 알아차리기전에 마음이 먼저 기대길 원한다

그래서 이곳저곳 전화를 돌렸다

더러는 일년 만에 통화를 하는 곳도 있고 더러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마지막 시리우스에게 전화를 하니 그는 서해로 낚시를 가는 중이란다

지금은 운전 중이라 오래 이야기 할 수 없다며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며 끊었는데

서해의 어느 섬으로 가지 못하는 나는 질투로 인해 와르르 무너진다.

그 다음날 아침에 섬 가운데서 소설을 읽고 있다며 마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를 읽는 기분이란다. 아! 분명 염장질이다.

 

오전 내도록 꿍꿍 앓았다

약도 병원도 내치고는 혼자서 요대기 뒤집어쓰고 앓았다.

서울 인사동 물파아트센타에서 하는 문인화 전시회에 가려고 고서방한테 허락을 구했으나 한 마디로 노!

까짓꺼 거짓말하고 휭하니 다녀오면 되는데 점점 그러기 싫다. 당당하게 얘기하고 갔다오라는 편한 허락을 받고 싶었는데 역시나!

 

끙끙 앓으며 밤을 보내는 내게 고스방은 두 시쯤 들어와 더듬더듬한다. 차가운 기운이 쭉 끼친다

싫다하는데 기어이 밀어 넣는다.

아프고 기운없어 가만히 있었다.  딱 한 군데 빌려가서 쓰고 준단다. 어이구나..

 

하룻밤 꼬박 앓고나면 어지간히 회복이 되는데 오늘까지 영 빌빌이다.

다리에 힘이 없어 시내까지 걸어갔다오는데 낡은 평상에 앉아 쉬고 싶은걸 간신히 참아서 걸어오다

하루종일 가을 고사 지낸다고 부엌에서 왔다갔다. 고사 지내는 어머님 지시에 맞춰 준비해 드리느라 요령소리가 난다. 좀 있으면 차 4대에 고사를 지내야하는데 어휴...힘들다

 

다 하고 한 이틀쯤 뼈마디가 으스르지도록, 아니면 영혼이 흐믈흐름해지도록 아팠으면..

그렇게 앓고 나면 나는 조금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