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5. 12. 27. 06:12

 

 

 

새벽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어디만큼 청오의 하늘이 옅어지면 새벽시작일까

또 꿈.

 

 

꿈에 옷을 샀다

종교적으로 보면 옷은 영혼의 신분상승을 의미한다 맞나?

영적으로 한 차원 높어지거나 마음을 새롭게 다지거나 하면 꿈에 옷을 장만하는 꿈을 꾼다

꿈에서 산 옷은 한 귀퉁이가 잘못 되었다

전화번호 수배하여 옷 만드는 곳을 겨우 알아내어 하자 있는 옷을 주고 새 옷을 바꾸었는데

터무니 없이 오래 전에 유행한 구형이고, 또 한 벌은 안감의 앞섶이 튿어져서 입고 움직일 때마다

뜯어진 안감이 덜렁거렸다

그걸 다시 교환하려고 전화를 하는데 통 전화가 연결이 안된다

아니아니, 내가 번호를 보고 누르는데도 자꾸 손가락이 헛것을 짚고 있다

그러다 그가 나를 만나러왔단다

허겁지겁 어디냐고 물어보니 머루알을 사는 중이란다

그럼 내가 사는 곳까지 온거야?

후다닥 계단을 내려오나 장바닥이다.

꼭 대구 북성로 골목처럼 복잡기 그지없다

그가 사고 있다는 머루파는 집을 찾아 장바닥을  헤매다 꿈에서 깨다

 

 

누구의 꿈처럼 내용은  뜬금없는데

깨고 나니 자꾸 목이 메어 와

처음 옷보다 더 구닥다리 옷을 바꾼 내 어리석음도 속이 상하고

겨울 옷도 하나도 없는데...하던 그의 목소리도 그렇고

꿈에서나마 들른 북성로의 혼잡한 그 길이 아련해서 목젖이 아프고

이 겨울에 어디서 머루파는 집을 찾나...하는

 

 

 

꿈에서조차 아득한 그 턱없음이

사는 일과 맞물려 새벽부터 목이 메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