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동맹 여편네
땅뚠이 많이 잘났스..
황금횃대
2004. 4. 12. 16:38
어제 온다던 그들이 왔다.
코리안라이프 운영자와 칼럼을 올리는 교수님, 그리고 일러스트 아줌마 한사람,
그리고 창원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역시 칼럼을 쓰는 아줌마다
다들 광주에서 창원에서 서울에서 먼길을 왔다
하릿하게 날은 봄날의 자태를 맘껏 뽐내고, 가끔 불어 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기분 좋게 날려주는.
그들이 황간역에 내렸을 때, 고서방의 차도 거기에 주차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우선 손님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는 고서방에게 가서 그들이 누구인지
설명을 하려니까 "가 봐!"한다. 그래서 나중에 이야기 하지 하면서 역전을 빠져나와
점심을 먹고 그제 봐도 월류봉으로 향했다.
내가 기동력이 없으니 밥을 먹은 식당 주인이 월류봉까지 손님들을 태워주었다
나는 스쿠터를 타고 뒤따라가고.(나까지 6명이 되니 같이 탈수가 없었슴)
월류봉에 도착하여 슬슬 걸었다. 숲과 개천 사이로 나무는 자연스럽게 우거졌고
비포장 돌멩이가 비죽빼죽 튀어 나온 길을 서로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다
한참을 걸어가니 태풍으로 망가진 길들이 위태롭게 놓여있다. 그래도 계속 걸어갔다
먼 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고.
들과 마주치는 너추리보까지 다달아서 걸음을 멈추고 그들과 나는 방둑 돌멩이에 옆으로 나란히 앉았다.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고, 푸른 물빛에 작은 파동들은
은빛 무늬로 아롱거린다.
보 주변은 물이 많아서 한가한 노인이 앉아 낚시를 드리웠는데, 바람 때문인지 햇살 때문인지 입질이 도통없다.
앉아서 다들 말이 없다. 푸른 수면 저 건너편의 작은 산들을 가늘게 뜬 눈으로 응시할 뿐이다.
그러다가 침묵이 무거울 즈음 말을 꺼내면 모두 제 이야기를 한마디 하고 동조를 하고는 다시 침묵이다. 햇살 혼자 가벼워 물 위를 튀어 오르느라 분주하다.
내 글은 항상 아픔을 질료로 한다는 교수님의 나즉한 음성을 듣는다
아픔이 없으면 시가 될 수 없고 글이 될 수 없어.. 옆사람에게도 겨우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시는데 느닷없이 나온 말이 나를 뒤집어지게 했다
교수님은 참 조용하시네요. 이궁..제가 너무 떠들죠?
아니요..저는 이래뵈도 은근히 도발적인 면이 있어요.
우린 이런 낮보다 밤에 피는 장미에요 크하하하하
갔던 길을 다시 걸어 나와 매운탕 집에 들러 소주 한 잔에 빠가사리 매운탕을 먹는다. 창원 아지매의 십이남매 이야기에 전형적인 한량 아버지의 행적을 이야기 하면서
아버지가 아무리 삐리삐리해도 어머니가 자슥을 품으면 그 가정은 온전히 지켜내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학을 전공한 운영자가 우리나라 여자들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
늘 지배구조의 사회였다고. 알고보면 고려시대만 해도 여자들이 부정한 일을 해도 남자들이 찍소리 않고 살았단다. 그만큼 모계사회의 기틀이 유지되었는데 조선시대로 와서는 그야말로 여자들이 끊임없이 불이익을 당하는 지배구조로 돌아섰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여섯시를 넘고 있다
창원아지매 기차표 예매한것이 시간이 되어 서둘러 일어나 황간역으로 가서 먼저 보내고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집에 들러서 한 시간 뒤에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까진 나도 무척이나 은혜로운 시간이였고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였다 그러나....문제는.
밤에 퇴근하고 들어온 고서방의 인상.
점심 먹으로 들어와도 여편네가 없고, 저녁을 먹으러 들어와도 여편네는 부재중
화라락 화가 난 고스방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닥닥을 한다.
-너, 뭐하는 이핀네야?
-잉? 무슨 소리예요(눈치로 봐서 낮에 일로 걸고 넘어지는구나 생각은 하지만)
-니가 그사람들하고 뭔 상관이 있다고 그렇게 찡길 때 안 찡길 때도 모르고 깝죽대나
-짜다라 상관은 없지만, 내가 글 올리는 사이트의 운영자이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리고 온다는데 내가 어찌 야박스럽게 오지말라 그러겠어요
-하여간 니는 오지랖도 넓어. 그사람들 하고 니하고 수준이나 맞냐
-수준 안 맞을게 뭐가 있어요. 그사람들이 교수면 나는 주부고, 그들이 많이 안다면 나는 살림사는 일을 많이 알고, 그리고 사람의 교류라는게 안다는 지식을 비교하는게 아니고 얼마나 깨닫고 이해하고 사느냐를 보고 배울라는거 아닌가
-어이고 니 똑똑다
-그려, 나 똑똑해...그들이 교수건 대통령이건 군수건 국회의원이건 나는 그들과 말을 해서 내가 주눅들게 없지.
-허이구야..니 잘났네?
-몰랐어요? 나 잘난 사람인걸.
(이쯤되면 대화가 아니다. 나도 이제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머리는 얼음처럼 차가와진다.)
일테면 그런거다. 고스방은 내가 사람들하고 교류하는게 싫은거다. 그들과 만나면서 집을 비우는게 싫은거다. 마누라가 스방말이라면 껍벅 죽는 시늉을 해야하는데 자꾸 조리있게 이야기하며 정당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싫은거다. 지배할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지니 불안한게다.
-그래 니는 똑똑하고 잘나서 나를 좆같이 보는구나
-좆같이 보는건 당신이 나를 그렇게 보는거지. 집구석에 처박아 놓고 바깥세상을 못보게 사는게 바로 나를 좆같이 보는거 아녀?
(한마디도 지지않고 차갑게 이야기한다)
-말을 그렇게 뒤넘기치지말엇!
-뒤넘기치는기 다 뭐야 당신이 꼭 나를 그렇게 좆같이 보니까 마누라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아냐구. 들락날락 다 안다구. 츠암내...알기는 (개좆을 알아-이건 묵음 처리)
한 시간여를 잠자리에서 싸왔다. 목이 바작바작 마르고 뒷골이 땡겨나 부엌에 나가 물을 한 사발 벌컥벌컥 마시고 식탁에 또아리를 틀고 어둠속에 앉아 있으니 서방이 뒤따라 나온다.
-들어가서 자!
-알았어요
이불을 끌어 덮으며 농에 기대고 다시 앉았는데 또 자라고 한다
-이리와 누워
그러면서 팔을 죽 펴서 내 베개위에 얹어 놓는다.
(잇씨...팔을 치울 수도 없고 할 수없이 팔 베고 눕는다)
-땅뚠이 많이 잘났스..
-빈정거리지 말아욧. 그라고 나 잘났쓰 진짜로 잘났스. 재테크를 못해서 그렇시 알뜰하게 살고 시부모 별 트러블 없이 모시고 아이 순하게 잘 키우고, 어디가서 낯가림 안하고 내 할 말하고 살고...진짜 잘 났으니까 당신이 그걸 알아조
남편쪽으로 돌아 눕으며 감동의 닭살 멘트를 날린다.
-당신 아무리 날 볶아싸도 나는 점점 당신이 근사해지고 있으니까 아무말 말어요
(암말 안하고 끌어땡기 안으면서 자자...한다)
뭐야...이거 이렇게 싸움을 끝내고 마나? 쩝.
상순이
코리안라이프 운영자와 칼럼을 올리는 교수님, 그리고 일러스트 아줌마 한사람,
그리고 창원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역시 칼럼을 쓰는 아줌마다
다들 광주에서 창원에서 서울에서 먼길을 왔다
하릿하게 날은 봄날의 자태를 맘껏 뽐내고, 가끔 불어 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기분 좋게 날려주는.
그들이 황간역에 내렸을 때, 고서방의 차도 거기에 주차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우선 손님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는 고서방에게 가서 그들이 누구인지
설명을 하려니까 "가 봐!"한다. 그래서 나중에 이야기 하지 하면서 역전을 빠져나와
점심을 먹고 그제 봐도 월류봉으로 향했다.
내가 기동력이 없으니 밥을 먹은 식당 주인이 월류봉까지 손님들을 태워주었다
나는 스쿠터를 타고 뒤따라가고.(나까지 6명이 되니 같이 탈수가 없었슴)
월류봉에 도착하여 슬슬 걸었다. 숲과 개천 사이로 나무는 자연스럽게 우거졌고
비포장 돌멩이가 비죽빼죽 튀어 나온 길을 서로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다
한참을 걸어가니 태풍으로 망가진 길들이 위태롭게 놓여있다. 그래도 계속 걸어갔다
먼 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고.
들과 마주치는 너추리보까지 다달아서 걸음을 멈추고 그들과 나는 방둑 돌멩이에 옆으로 나란히 앉았다.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고, 푸른 물빛에 작은 파동들은
은빛 무늬로 아롱거린다.
보 주변은 물이 많아서 한가한 노인이 앉아 낚시를 드리웠는데, 바람 때문인지 햇살 때문인지 입질이 도통없다.
앉아서 다들 말이 없다. 푸른 수면 저 건너편의 작은 산들을 가늘게 뜬 눈으로 응시할 뿐이다.
그러다가 침묵이 무거울 즈음 말을 꺼내면 모두 제 이야기를 한마디 하고 동조를 하고는 다시 침묵이다. 햇살 혼자 가벼워 물 위를 튀어 오르느라 분주하다.
내 글은 항상 아픔을 질료로 한다는 교수님의 나즉한 음성을 듣는다
아픔이 없으면 시가 될 수 없고 글이 될 수 없어.. 옆사람에게도 겨우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시는데 느닷없이 나온 말이 나를 뒤집어지게 했다
교수님은 참 조용하시네요. 이궁..제가 너무 떠들죠?
아니요..저는 이래뵈도 은근히 도발적인 면이 있어요.
우린 이런 낮보다 밤에 피는 장미에요 크하하하하
갔던 길을 다시 걸어 나와 매운탕 집에 들러 소주 한 잔에 빠가사리 매운탕을 먹는다. 창원 아지매의 십이남매 이야기에 전형적인 한량 아버지의 행적을 이야기 하면서
아버지가 아무리 삐리삐리해도 어머니가 자슥을 품으면 그 가정은 온전히 지켜내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학을 전공한 운영자가 우리나라 여자들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
늘 지배구조의 사회였다고. 알고보면 고려시대만 해도 여자들이 부정한 일을 해도 남자들이 찍소리 않고 살았단다. 그만큼 모계사회의 기틀이 유지되었는데 조선시대로 와서는 그야말로 여자들이 끊임없이 불이익을 당하는 지배구조로 돌아섰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여섯시를 넘고 있다
창원아지매 기차표 예매한것이 시간이 되어 서둘러 일어나 황간역으로 가서 먼저 보내고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집에 들러서 한 시간 뒤에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까진 나도 무척이나 은혜로운 시간이였고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였다 그러나....문제는.
밤에 퇴근하고 들어온 고서방의 인상.
점심 먹으로 들어와도 여편네가 없고, 저녁을 먹으러 들어와도 여편네는 부재중
화라락 화가 난 고스방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닥닥을 한다.
-너, 뭐하는 이핀네야?
-잉? 무슨 소리예요(눈치로 봐서 낮에 일로 걸고 넘어지는구나 생각은 하지만)
-니가 그사람들하고 뭔 상관이 있다고 그렇게 찡길 때 안 찡길 때도 모르고 깝죽대나
-짜다라 상관은 없지만, 내가 글 올리는 사이트의 운영자이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리고 온다는데 내가 어찌 야박스럽게 오지말라 그러겠어요
-하여간 니는 오지랖도 넓어. 그사람들 하고 니하고 수준이나 맞냐
-수준 안 맞을게 뭐가 있어요. 그사람들이 교수면 나는 주부고, 그들이 많이 안다면 나는 살림사는 일을 많이 알고, 그리고 사람의 교류라는게 안다는 지식을 비교하는게 아니고 얼마나 깨닫고 이해하고 사느냐를 보고 배울라는거 아닌가
-어이고 니 똑똑다
-그려, 나 똑똑해...그들이 교수건 대통령이건 군수건 국회의원이건 나는 그들과 말을 해서 내가 주눅들게 없지.
-허이구야..니 잘났네?
-몰랐어요? 나 잘난 사람인걸.
(이쯤되면 대화가 아니다. 나도 이제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머리는 얼음처럼 차가와진다.)
일테면 그런거다. 고스방은 내가 사람들하고 교류하는게 싫은거다. 그들과 만나면서 집을 비우는게 싫은거다. 마누라가 스방말이라면 껍벅 죽는 시늉을 해야하는데 자꾸 조리있게 이야기하며 정당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싫은거다. 지배할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지니 불안한게다.
-그래 니는 똑똑하고 잘나서 나를 좆같이 보는구나
-좆같이 보는건 당신이 나를 그렇게 보는거지. 집구석에 처박아 놓고 바깥세상을 못보게 사는게 바로 나를 좆같이 보는거 아녀?
(한마디도 지지않고 차갑게 이야기한다)
-말을 그렇게 뒤넘기치지말엇!
-뒤넘기치는기 다 뭐야 당신이 꼭 나를 그렇게 좆같이 보니까 마누라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아냐구. 들락날락 다 안다구. 츠암내...알기는 (개좆을 알아-이건 묵음 처리)
한 시간여를 잠자리에서 싸왔다. 목이 바작바작 마르고 뒷골이 땡겨나 부엌에 나가 물을 한 사발 벌컥벌컥 마시고 식탁에 또아리를 틀고 어둠속에 앉아 있으니 서방이 뒤따라 나온다.
-들어가서 자!
-알았어요
이불을 끌어 덮으며 농에 기대고 다시 앉았는데 또 자라고 한다
-이리와 누워
그러면서 팔을 죽 펴서 내 베개위에 얹어 놓는다.
(잇씨...팔을 치울 수도 없고 할 수없이 팔 베고 눕는다)
-땅뚠이 많이 잘났스..
-빈정거리지 말아욧. 그라고 나 잘났쓰 진짜로 잘났스. 재테크를 못해서 그렇시 알뜰하게 살고 시부모 별 트러블 없이 모시고 아이 순하게 잘 키우고, 어디가서 낯가림 안하고 내 할 말하고 살고...진짜 잘 났으니까 당신이 그걸 알아조
남편쪽으로 돌아 눕으며 감동의 닭살 멘트를 날린다.
-당신 아무리 날 볶아싸도 나는 점점 당신이 근사해지고 있으니까 아무말 말어요
(암말 안하고 끌어땡기 안으면서 자자...한다)
뭐야...이거 이렇게 싸움을 끝내고 마나? 쩝.
상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