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뽀뽀해 주세요~ 어금니가 다 뿌라지도록
황금횃대
2004. 4. 12. 16:47
봄이 온다함은 단순히 얼은 것들이 녹고, 씨눈과 꽃눈 속에 단단히 웅크려있던 것들이
빼시식 기지개를 켜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의미 이상인거 같어
식물이 그렇게 나오는 것과 동시에 우리집 외양간에 누렁황소가 털갈이를 시작하고
문득 오랜만에 들른 조상의 묘가 갑자기 다른묘에 비해 낮아 보인다거나, 떼가 죽어
붉은 흙이 드러나보인다던가...그런 것들이 눈에 뜨이는...그래서 봄날 이때쯤이면
누구나 유택으로 눈을 돌려 제 안의 칙칙한 것들을 조상의 유택을 말끔히 단장하고
작은 나무라도 한 그루 심고서야 몰아낸 느낌을 받는...그게 봄인거 같어요
죽음의 흔적을 바라보면서 속 기운을 드디어 몸 밖으로 끄집어 내는거 같아
늘 이맘때면 그런 걸 느끼거등요 문중 산소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가보면 말야.
오늘 우리집도 산소 세 상분을 깨끗하게 단장을 했습니다
죽은 자의 터를 밟아 다지며, 새 띠를 갖다 놓으며 노래를 부르며 흰소리도 곧잘 합니다
하얗게 다듬어 새로 만든 지게에 뗏장을 져다 나르는 뒷집 선익이 아저씨는
말의 추임새로 일당의 반을 잘라 먹습디다. 이런 사람이 있어야 일이 고되지 않아요
입으로 힘 쓰는 사람이 있고, 오리지날 뚝심으로 흙을 퍼나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형태의 노역들이 어우러져 죽은 지 십년도 더 지난 붉은 무덤이
방금 깎은 사내아이의 파르라한 이부 스포츠형의 머리모양처럼 보송보송 이쁘게 변했어요
그 앞에 제사를 지내고 술을 한 잔씩 나누면서 수고 했다는 인사를 나누는데
문득, 살아있슴과 죽음 사이의 어두운 강줄기는 보이지 않고, 그 햇살 쏟아지는 평지처럼
그 사이가 밝고 환한거야요. 기분이 묘하면서도 한껏 가벼워졌습니다.
하루종일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음식을 정리하고 차리고 소용될 물건과 연장들을
나르는 심부름을 하여도 별로 피곤하지 않은 것은 혼자 하는 일에 그닥 용심을 부리지 않는
까닭도 있지만, 경비를 제하고 사만원쯤의 돈이 남았는데 그걸 나에게 선뜻 건네준 고서방이
이뻐서 덜 피곤하기도 하겠지요. 사만원...뭐 큰 돈은 아닌데.ㅎㅎㅎㅎ 돈이 좋네요 하하하
나, 오늘 하루는 이렇게 살어냇어요 하고 지금 이야기 하는데, 그대는 이런 나에게 이쁘다고
뽀뽀를 해 주실려나? ㅎㅎㅎㅎ
잘 자요..안녕.
상순이가
빼시식 기지개를 켜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의미 이상인거 같어
식물이 그렇게 나오는 것과 동시에 우리집 외양간에 누렁황소가 털갈이를 시작하고
문득 오랜만에 들른 조상의 묘가 갑자기 다른묘에 비해 낮아 보인다거나, 떼가 죽어
붉은 흙이 드러나보인다던가...그런 것들이 눈에 뜨이는...그래서 봄날 이때쯤이면
누구나 유택으로 눈을 돌려 제 안의 칙칙한 것들을 조상의 유택을 말끔히 단장하고
작은 나무라도 한 그루 심고서야 몰아낸 느낌을 받는...그게 봄인거 같어요
죽음의 흔적을 바라보면서 속 기운을 드디어 몸 밖으로 끄집어 내는거 같아
늘 이맘때면 그런 걸 느끼거등요 문중 산소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가보면 말야.
오늘 우리집도 산소 세 상분을 깨끗하게 단장을 했습니다
죽은 자의 터를 밟아 다지며, 새 띠를 갖다 놓으며 노래를 부르며 흰소리도 곧잘 합니다
하얗게 다듬어 새로 만든 지게에 뗏장을 져다 나르는 뒷집 선익이 아저씨는
말의 추임새로 일당의 반을 잘라 먹습디다. 이런 사람이 있어야 일이 고되지 않아요
입으로 힘 쓰는 사람이 있고, 오리지날 뚝심으로 흙을 퍼나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형태의 노역들이 어우러져 죽은 지 십년도 더 지난 붉은 무덤이
방금 깎은 사내아이의 파르라한 이부 스포츠형의 머리모양처럼 보송보송 이쁘게 변했어요
그 앞에 제사를 지내고 술을 한 잔씩 나누면서 수고 했다는 인사를 나누는데
문득, 살아있슴과 죽음 사이의 어두운 강줄기는 보이지 않고, 그 햇살 쏟아지는 평지처럼
그 사이가 밝고 환한거야요. 기분이 묘하면서도 한껏 가벼워졌습니다.
하루종일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음식을 정리하고 차리고 소용될 물건과 연장들을
나르는 심부름을 하여도 별로 피곤하지 않은 것은 혼자 하는 일에 그닥 용심을 부리지 않는
까닭도 있지만, 경비를 제하고 사만원쯤의 돈이 남았는데 그걸 나에게 선뜻 건네준 고서방이
이뻐서 덜 피곤하기도 하겠지요. 사만원...뭐 큰 돈은 아닌데.ㅎㅎㅎㅎ 돈이 좋네요 하하하
나, 오늘 하루는 이렇게 살어냇어요 하고 지금 이야기 하는데, 그대는 이런 나에게 이쁘다고
뽀뽀를 해 주실려나? ㅎㅎㅎㅎ
잘 자요..안녕.
상순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