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보리 엄마
황금횃대
2004. 4. 12. 18:39
이이는 친구는 아니지만 친구처럼 지내지
삼년째 농사를 망치고, 그럭저럭 연명하던 그 살림에
삼년동안 내리 피농한 마음밭에 올해는 기어이 소줏잔으로
눈물의 말뚝을 박았다는
보리아빠, 한달에 백만원만 어데가서 벌어다죠
그럼 내 찍소리 안하고 그걸로 시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공부시키고
농사짓고 살게
사만장 포도봉지 싸면 그게 박스로 계산하면 얼마야? 근데
계산도 간단하게 백여개 따고 모조리 잘라버렸네
그리 모질게 옥죄어와도 나는 농사가 좋아서 짓지
검게탄 얼굴과는 엇박자로 쇠어가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그녀가 산쁘라 덮어씌운 어금니를 살짝 내어 놓어며 웃을때
그 마음 다치게하는 세상의 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는데
하늘이 반 지어준다는 농사!
하늘을 감동할 만큼 정성을 들여야한다는것일까 그리 말하면
부끄러운 발걸음이네만은, 그래도 호미로 긁어 먹는 데근한 밥그릇이란.
그냥 포도송이 다 잘라내고 집에와서
커피잔에 소주 한 잔 마시고는 맛이갔더랬어 엉엉울었지
시집와서 첨으로 대성통곡을 해봤네
울고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야
울음도 소리와 같은 건가 목청이 틔여야 하나벼
몇자락 울지도 않았는데 목이 쉬어...목이 쉬어.
그녀와 오랜만에 손님없는 식당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먹는다
술 한잔도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사는 이야기하느라 건너뛴다
몰두하는 삶
그 생의 한 자락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우리는 내일 동트고 한 숟갈 퍼 넣자마자
저 길, 그러니까 그 길 옆에 다랑지다랑지 달라붙은 밭고랑을 타넘고
논두렁 좁다란 길을 밟아 발을 넣을테지
그것이 견딜수 없는 질곡일지라도.
그려려니 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여....궁시렁 거리면서.
상순
삼년째 농사를 망치고, 그럭저럭 연명하던 그 살림에
삼년동안 내리 피농한 마음밭에 올해는 기어이 소줏잔으로
눈물의 말뚝을 박았다는
보리아빠, 한달에 백만원만 어데가서 벌어다죠
그럼 내 찍소리 안하고 그걸로 시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공부시키고
농사짓고 살게
사만장 포도봉지 싸면 그게 박스로 계산하면 얼마야? 근데
계산도 간단하게 백여개 따고 모조리 잘라버렸네
그리 모질게 옥죄어와도 나는 농사가 좋아서 짓지
검게탄 얼굴과는 엇박자로 쇠어가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그녀가 산쁘라 덮어씌운 어금니를 살짝 내어 놓어며 웃을때
그 마음 다치게하는 세상의 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는데
하늘이 반 지어준다는 농사!
하늘을 감동할 만큼 정성을 들여야한다는것일까 그리 말하면
부끄러운 발걸음이네만은, 그래도 호미로 긁어 먹는 데근한 밥그릇이란.
그냥 포도송이 다 잘라내고 집에와서
커피잔에 소주 한 잔 마시고는 맛이갔더랬어 엉엉울었지
시집와서 첨으로 대성통곡을 해봤네
울고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야
울음도 소리와 같은 건가 목청이 틔여야 하나벼
몇자락 울지도 않았는데 목이 쉬어...목이 쉬어.
그녀와 오랜만에 손님없는 식당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먹는다
술 한잔도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사는 이야기하느라 건너뛴다
몰두하는 삶
그 생의 한 자락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우리는 내일 동트고 한 숟갈 퍼 넣자마자
저 길, 그러니까 그 길 옆에 다랑지다랑지 달라붙은 밭고랑을 타넘고
논두렁 좁다란 길을 밟아 발을 넣을테지
그것이 견딜수 없는 질곡일지라도.
그려려니 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여....궁시렁 거리면서.
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