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동맹 상순이
있을 때나 잘 해
황금횃대
2004. 4. 12. 19:10
나는 인터넷에서는 낌새, 혹은 황금횃대라는 근사한 닉네임을 가지고 있지만, 집에는 이런 닉네임은 개발에 닭알처럼 아무런 가치가 없고, 내 남편 고스방의 입에 불리는 공식닉네임은 <쪼뱅이>다
나는 첨에 이 쪼뱅이가 좀 재미있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가 싶어서 잘 밤에 요대기 판판하게 깔아 놓고는 하는 말이..
"여봉, 쪼뱅이가 먼 뜻이야?"
"등시그치...쪼뱅이가 머긴 뭐야 쪼다방맹이를 줄여서 쪼뱅이라 그러는거쥐"
'머시라? 쪼다방맹이?"
"그래 이 쪼뱅이야."
이 쪼다방맹이 닉이 내 목에 걸린 것은 첫 딸을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이다.
일테면, 처음으로 애기엄마 짓을 해 보는게 얼마나 서툴겠는가.
백일도 안된 아기를 앉혀놓고 사진 찍는다고 했다가 아이가 비스듬히 넘어가는 바람에 안그래도 똥그랑 딸아이 머리에 혹이 두개씩이 매달리도록 하질 않나. 젖을 먹이다가 하도 졸음이 와서 아이를 놓쳤더니,젖꼭대기만 물고 있으면 세상 다 물고 있는 줄 알고 있던 울 딸래미는 놀래서 그 똥그란 대가리를 굴려 방바닥에 쿵 떨어지는 바람에 집이 떠나가도록 울어대꼈으니, 아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까탈을 부리는 고서방이 볼 때 내가 얼마나 서글펐겠는가.
그런 일 말고도 나는 농사꾼으로서의 일도 서툴기 짝이 없어, 봄이 오면 논에 짚을 치우러 가는데, 짚을 다 들어내자니 힘이 들고 해서 내가 고만 짚에다 불을 질렀다. 그랬더니 논바닥에 깔린 짚들이 타면서 벼 그루터기까지 태우며 오는데 그 불길 일어나는 것이 장관이였다
아! 저런 것을 요원의 불길이라고 하는구나
나는 논둑에 올라앉아 턱괴고 이른 봄 등때기는 지나가는 선득한 바람을 녹이며 불을 바라보고 있는데, 늦게 논으로 나온 고서방 눙깔이 화등잔만해져서 동네 사람 불러 불끄기 바빴는데
논 일곱 마지기 까맣게 다 태워놓고 연기에 끄실린 날 보고는...
"어찌 이리 모르는고....몰라도 참 너무 모른다"
그 몰라도 너무 모르는 여편네는 요새 반풍수가 다 되어서 논둑 물꼬도 막으러 가고, 풀약도 칠 줄 알고...그렇게 산다네
어이, 고스방
내가 쪼뱅이가 아니였으면 당신 승질 맞추고 살지도 못했네 그랴.
그져 등신그치 살어서 그러치.
고맙다구 그래~
그러나 가끔 쪼다같은 나도 승질이 날 때가 있다
그럼 이렇게 속으로 웅얼거리지
내 나이 육십만 되믄 나 독립할거야
독립만세 외치면서 태극기 들고 면사무소가서 만세 삼창하고 나갈거야!
당신은 나 없으면 빤스도 못 찾아 입잖아. 그 때 답답해 하지말고 있을 때 잘혀!
쪼다방맹이는 입 밖으로는 한 번도 내어본 적이 없는 퉁소 소리를 이불 뒤집에 쓰고 외치고 있따.
"야!! 있을 때 잘 허란 말야!!"
상순
나는 첨에 이 쪼뱅이가 좀 재미있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가 싶어서 잘 밤에 요대기 판판하게 깔아 놓고는 하는 말이..
"여봉, 쪼뱅이가 먼 뜻이야?"
"등시그치...쪼뱅이가 머긴 뭐야 쪼다방맹이를 줄여서 쪼뱅이라 그러는거쥐"
'머시라? 쪼다방맹이?"
"그래 이 쪼뱅이야."
이 쪼다방맹이 닉이 내 목에 걸린 것은 첫 딸을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이다.
일테면, 처음으로 애기엄마 짓을 해 보는게 얼마나 서툴겠는가.
백일도 안된 아기를 앉혀놓고 사진 찍는다고 했다가 아이가 비스듬히 넘어가는 바람에 안그래도 똥그랑 딸아이 머리에 혹이 두개씩이 매달리도록 하질 않나. 젖을 먹이다가 하도 졸음이 와서 아이를 놓쳤더니,젖꼭대기만 물고 있으면 세상 다 물고 있는 줄 알고 있던 울 딸래미는 놀래서 그 똥그란 대가리를 굴려 방바닥에 쿵 떨어지는 바람에 집이 떠나가도록 울어대꼈으니, 아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까탈을 부리는 고서방이 볼 때 내가 얼마나 서글펐겠는가.
그런 일 말고도 나는 농사꾼으로서의 일도 서툴기 짝이 없어, 봄이 오면 논에 짚을 치우러 가는데, 짚을 다 들어내자니 힘이 들고 해서 내가 고만 짚에다 불을 질렀다. 그랬더니 논바닥에 깔린 짚들이 타면서 벼 그루터기까지 태우며 오는데 그 불길 일어나는 것이 장관이였다
아! 저런 것을 요원의 불길이라고 하는구나
나는 논둑에 올라앉아 턱괴고 이른 봄 등때기는 지나가는 선득한 바람을 녹이며 불을 바라보고 있는데, 늦게 논으로 나온 고서방 눙깔이 화등잔만해져서 동네 사람 불러 불끄기 바빴는데
논 일곱 마지기 까맣게 다 태워놓고 연기에 끄실린 날 보고는...
"어찌 이리 모르는고....몰라도 참 너무 모른다"
그 몰라도 너무 모르는 여편네는 요새 반풍수가 다 되어서 논둑 물꼬도 막으러 가고, 풀약도 칠 줄 알고...그렇게 산다네
어이, 고스방
내가 쪼뱅이가 아니였으면 당신 승질 맞추고 살지도 못했네 그랴.
그져 등신그치 살어서 그러치.
고맙다구 그래~
그러나 가끔 쪼다같은 나도 승질이 날 때가 있다
그럼 이렇게 속으로 웅얼거리지
내 나이 육십만 되믄 나 독립할거야
독립만세 외치면서 태극기 들고 면사무소가서 만세 삼창하고 나갈거야!
당신은 나 없으면 빤스도 못 찾아 입잖아. 그 때 답답해 하지말고 있을 때 잘혀!
쪼다방맹이는 입 밖으로는 한 번도 내어본 적이 없는 퉁소 소리를 이불 뒤집에 쓰고 외치고 있따.
"야!! 있을 때 잘 허란 말야!!"
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