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봄날 처럼...

황금횃대 2006. 2. 16. 08:47

 

봄날 처럼

웃기로 했다.

 

미리 웃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죽는 날, 그 결정적인 날에 잘 웃을 수가 없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될 때,

가족 중 누가 이유없는 태클을 걸어 올 때도.

방금 빨래줄이 휘어지도록 빨래를 널고 왔는데

욕실에 와보니 껍데기 일체를 벗어 빨래거리를 아무렇게나 담아 놓아도

웃.기.로.했.다

 

요즘 너무 행복해서 전상순의 정체가 뿌옇게 흐려졌다해도

연애가 유야무야 흐지부지해도

사랑이 맹물에 집 간장 두어방울 탄 듯 무덤덤해도

그래도 웃기로 했다.

 

이유를 알겠지?

 

 

 

봄날처럼

배시시 웃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