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날
더럽게 심심한 하루다
하루종일 궁뎅이를 의자에 붙이고
한 번은 자식놈에게 시비 걸어 싸우고
한
번은 걸구치는 쓰레기통을 냅다 차본다
아....복사꽃 능금꽃 흩날리듯
휴지꽃들이 사방으로
날린다
불어오는 바람 우에
내 마음을 실어본다
바람은 장난감
기차처럼
작은 역들을 돌아서 다시
요요처럼 내곁에 돌아 온다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과자와 설탕을 싣고서
엄마방에 있는 우리 아기 한테
갖다 주러 올려라"
나와 딸은
고무줄 놀이를 한다
폭풍의 계절은 아직도 멀었고
따금씩 불어오는 봄바람에 무거운 몸을 출렁이며
고물줄
놀이를 한다
땅이 울리고 작은 돌멩이가
맨발로 뛰는 발바닥에 유년의 기억을 타전한다
따끔...따끔...
아...아무리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도
심심하기는 매일반이다
내가 등 처먹고 사는 남편은 아직 귀가 하지 않고..
바람은 여전히..驛을 돌고 돌아
요요처럼 내게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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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거죽만 남은 박주가리의 집이 박제된 모습으로 흔들린다 색깔 다른 바람 불던 날 기미를 알아채고 열어 버린 몸뚱아리.. 이젠 홀씨
하나 남지 않는 빈 껍데기에 지나는 바람을 담고 내리쬐는 햇살을 퍼 담으며 풍화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문득 눈 들면 연결하던 풀줄기도 하얗게
바랜 섬유질도 그리고 퍼 담고, 퍼 내고 하던 꿈조차도 깡그리 없어지리라.. 사랑 뒤에 허무가 온다구요? 지독한 사랑 뒤에는 지독한 허무가
온다구요? 아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