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사.........가다.
직지사...하면 또 여기 오시는 분덜은 요상시런 웃음을 짓겠지러
어이구 이 여편네가 기어이 직지사 갔구만 그랴..하구
근데 틀렸네요. 고스방하고 둘이 간게 아니구 식구들 모두 다 갔당께롱.
며칠 전부터 나하고 엄니하고는 좀 냉랭했재요. 근데 이 여시 구단, 사악한 상순이는 그런 내색을 서방한테는 손톱만치도 내색 안 허고 살았어요.
비안님은 스방한테 꼰질르라고 실쩌기 얘기해도 내 절대로 안 그래요. 팔이 안으로 굽지 배끝으로 굽것어? 얘기해 봤자 그저 내 하소연이지 아무래도 아들은 엄마 편이거등. 편이라 해서 뭣하지만.
접때도 한 번 어머님하고 내하고 조금 안 좋았을때가 있었어요. 그 땐 그런 경우를 첨 당해서 고스방이 집에 들어와서 대번에 눈치를 챘는데 며칠을 가마히 살피고만 있더라구요. 그러더니 하루는 자기가 인상 드럽게 덮어쓰고는 들어와서 날 어머님 방으로 불러요.
그러고는 냅다 엄니하고 내하고 같이 묶어서 혼을 내는데 어머님이나 내나 눈물이 쏙 빠지게 그렇게 혼을 내요. 의도적인지 아니면 승질나면 물불 안 가리는 승질 때문인지 어머님도 아들을 디게 무서워하고 어려워해요. 고스방이 잘 하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엄니한테도 다시 안 볼것같이 모진 소릴 해요. 꼭 나하고만의 일이 아니라도 그래요. 형제간에도 참 잘하는데 형이라도 그게 아니다 싶으면 아주 모질게 해요. 그래서 아즈버님도 고스방이 동생이래도 어려워하지요.
그렇게 혼이 한 번 나구는 다시 어머님하고 안 좋아도 그냥 며칠뒤에 내가 슬그머니 풀고 말지, 그럼 엄니도 시적부적 풀어버리고. 그래서 고스방은 내하고 엄니하고 엄청 살갑게 잘 지내는 줄 알아요. 허기사 맨날 잘 지냈지 이번에 보리밥 사건 일어나기 전에는.
저녁이 다 되어가자 고스방이 직지사 갈래믄 어서 준비하라구
마악 회관에서 돌아오신 엄니 옷 벗으셨는데 다시 입으시라하고 아이들도 겉옷 입구
우린 어디가자하면 그냥 입고 있는데로 걸치고 바로 나가는데..ㅎㅎㅎ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준비된 나들이꾼이라고..ㅋㅋ
왕복 차비와 대기비 하면 오만원은 받아야하는데 대신 저녁을 못난이가 사면 자기는 차비를 공짜로 해 주겠단다. 그 돈이 그 돈이고 까짓꺼 지금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도 한 며칠 뒤에 여수짓을 하며 보충하면 되는 일이고. 돈이 뭔 걱정이랴 무조건 내가 산다고 가자했지요.
솜사탕 하나 사서는 다섯식구가 농갈라 묵으니 누구 입에 갖다 붙일것도 없어라. 직지사 문전에 가니 또 솜사탕 파는 장수가 있어서 아들녀석에서 천원 주면서 두 개 달라고 해보라 했더니 아들녀석 차 문을 열고 나서면서 자기 수완을 믿어보래나?
뭐라고 말을 했는데 뛰어 오는데 진짜 솜사탕을 두 개 가지고 온다
생각보다 뻔치가 좋네...하고, 고스방은 옆에서 그게 다아 상순이 닮아서 그런게지 한다.
누굴 닮던간에 그건 아들의 능력.
사진은 무슨 사진..하면서 괜히 빼는 고스방을 단단히 붙잡아 꿰고 아들녀석을 부른다
이렇게 식구들 모여 사진 찍을 수 있는 날도 이제 몇 날 남지 않았으리라
그 땐 다 오고 싶어도 못 올 그런 세월이 오겠지
그나 저나 그 땐 둘이 와도 아무짓도 못하고 손만 잡고 어슬렁거리는거 아녀?
직지사 관광호텔의 불은 은밀하게 반짝이는데 말여.
덤으로 육천원짜리 캉캉 월남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