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영덕 갔다왔재요

황금횃대 2006. 4. 21. 21:42

 

연이틀 강원도 땅에는 눈까지 내렸다지만, 요란스런 빗방울 뒤에 푸른 잎들이 앞다투어 나왔습니다. 눈을 들면 연두색들도 층층만층 구만층이 된다는걸 알게 될겁니다.

세상은 구색이 맞게 돌아가고, 연두는 층층만층 구만층이니..성경에는 '0'이 완전수라고 하지만 그건 하늘의 개념까지 끌어댕긴 것이고 세상의 수는 '9'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헐...믿거나말거나.

 

낙동강 모리 돌아갈 때의 사진이예요

옛날 츠자적 때, 코오롱에 수금하러 갈라고 직행버스 타고 가면 요기 낙동강 다리 앞에쯤가면 잠이 깼어요. 그 땐 얼마나 버스 속에서 잠을 쉽게 들였는지 북부정류장 채 빠져 나오기도 전에 잠 삼매경에 빠져들었어요. 대단한 능력이였습니다.

 

 

여기가 낙동강 다리 건너면 바로 나오는 석적이라는 곳이예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반창회를 하는데 그 첫모임을 왜관 석적에서 했어요. 저 모래사장 안에 옛날에는 나무숲이 우거져 놀기 참 좋았어요. 가끔 강이 그리울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풍경이 저 낙동강 석적의 풍경입니다. 지금은 나무를 다 베어내고 밭으로 일궈놨어요. 한번씩 물이 넘으면 퇴적층이 있어 트랙터로 갈아 놓은 밭이 멀리서 보아도 팥고물 같아요. 저런데 퍼대지고 앉아 씨앗을 심거나 풀을 매면 아주 쉽게 매질것 같은데..글쎄요 실제 해 보들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풀이란게 얼마나 지악스러운지.. 

 

 

영천쯤 지나니까 복숭꽃이 환하게 피었어요. 어떤 동네는 그야말로 도화빛으로 산천이 물들어 차를 타고 가는 길이 아니면 필경 그 아래 엎어져서 낮술 한 잔 했을거야요. 아참, 며칠 전에 봄술에 대한 글을 어디서 읽었어요.

 

술은 봄술이 제격이다. 내게는 그렇다. 벚꽃이나 사과꽃 만발한 나무 아래서 달밤에 마시는 술도 일품이고 좋은 한낮에 마시는 낮술도 봄이라야 제격이다. 봄비 내리는 날도 마다할 수 없겠다. 술의 종류를 떠나 꽃나무 아래서 마시는 술은 잔술이 제격이다.

                                                                                       --  김선우의 <사물들> 중에서

 

 

드디어 후포에 도착했어요. 어제까지는 여행을 생각도 못하게 날씨가 지랄맞았는데 내가 뜬다니까 날씨조차도 잦아들었네요. 히히. 착각은 언제나 자유입니다.

 

 

내 친구 영신이랑 사진도 찍었어요

 

 

여긴 풍력발전소 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산꼭대기에다 이렇게 풍차같은 모양의 발전시설을 지어 놓았는데 상당히 높고 컸어요. 미끈미끈하게 뻗은 기둥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이고 늠름하게 서 있는 풍광이 자못 비장하기도 하거니와 색다른 맛을 선사합니다. 세 개의 날개가 바람에 휙, 휙 돌아가며 소리도 냈어요. 뭐라고 알아들었냐하믄

"고독하다, 고독하다, 고독하다.."

"그려 쨔샤, 원래 인생은 고독한것이여. 인생이 그러할진데 사물이야 뭐 ㅋㅋㅋ"

 

 

 

오늘 중간에 빨간옷 입은 아줌마가 군대로 치면 고문관이 됐어요

빈 속에 아침부터 넘한테 권하면서 한 잔 한 잔 한것이 점심 먹으며 또 언니, 언니, 하며 또 권하며 마신것이 아주 맛이 갔어요. 아직 나이 약관이니 그럴 수 있죠. 기분에 취하고 또 분위기에 취하고, 또 우리같은 언냐들이 너 이뿌다, 이뿌다하고 추켜세우니. 그렇게 기분 좋아 마신 술이 저 아지매의 속을 또 초토화시켰군요.

 

우리가 뭐 달리 고수겠어요? 술이든 음식이든, 춤이든 노래든, 적당이 내 형편에 맞게 안배하여 놀 수 있는 내공이 있다는 것이 고수의 면모입니다 푸히히히

 

 

 

 

바다래요

저어기 둘도사님 고견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저렇게 이쁜 곳이 없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절경 중에 절경이랍니다.

우린 저 구간을 지나오면서 또 그녀르꺼 나이트에 가니 마니 하는 문제로 표결을 하네 뭣을 하네 하며 구경을 제대로 못했어요. 아까운지고. 결국 관광나이트라고..ㅎㅎㅎ 낮에도 관광객 상대로 나이트크럽처럼 꾸며 놓고 장사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가서 시간반 놀고 왔세요

어이구..참 못 말립니다.

 

거기 가서 나는 청해님 만났어요

전국각지에서 틈만 나면 만나는, 나는야 벙개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