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6. 5. 7. 18:57

 

충북영동군 황간면 마산리 들어 오는 입구예요

새로 나온 잎들이 어제 비에 많이 자랐습니다

아시죠?

비님이 오시면 나뭇잎은 온통 빨대가 된다는 것을.

 

 

회관 모퉁이에는 등나무가 심어져 있어 등꽃 향기가 등천을 합니다

그 아래서 오는 온 종일 남자분들의 술잔이 돌았습니다

아마...등꽃 서넛 잔 속에 떨어져 몇 사람은 황홀경 술잔을 받았을겁니다.

쌍둥이네 아버지께서 매번 순 정리를 잘 하셔서 등나무는 언제나 단발머리 소녀처럼 이쁩니다.

집 안에는 등나무를 안 심는다는거 아시죠?

등나무 줄기가 배배 꼬이면서 순이 뻗어나가기에 집구석 일도 그렇게 꼬이고 뒤틀리면 안 된다고

집 안에는 등나무를 심지 않는답니다.

 

 

국솥에 장작불이 대어지고, 돼지고기 수육을 만드는 작은 솥에도 잉걸불이 넘쳐납니다.

 

 

배추를 겉절이를 한다고 평상에 앉아 할머니들이 배추를 다듬고 계시네요.

묵은 김치 먹다가 겉절이 먹어보니 묵은 맛보다는 좀 덜하지만 고추가루가 어찌 맵던지

나는 울다 먹다 울다 먹다 했습니다

 

 

전구지 부침개 한 다라이 장만해서

 

 

후라이판 네개 준비해서 구웠습니다.

저 정도 되면 혼자서 두개 정도는 무난 소화해 냅니다.

 

 

 

돼지고기 수육을 수미아줌마가 얇게 썰고 있습니다

부침개 굽다가 왕소금 찍어 겉절이 배추랑 입 딱 벌리고 쌈 싸먹으면 임금님 수랏상에 쭈물락거린 귀한 반찬보다 훨 맛있습니다.

오늘의 유사 진경이 아줌마가 소주 한 잔씩 돌립니다.

"이거 먹어가며 돼지고기 먹어야 안 체한디야"

 

 

이렇게 국솥 관리를 하면서도 동네 입구에 차가 들어오면 그것도 쳐다봐 줍니다

이런 날 선거 출마하시는 분들은 아주 신났지요. 집집마다 찾아다니지 않아도 한방에 인사 때릴 수 있으니.

 

 

 

하루종일 먹고 치우고 앉아서 이야기 하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몸살이 개운하게 낫질 않아 내 목에서는 쉰소리가 나네요

이렇게 동네 잔치를 무사히 치뤘습니다.

그나저나 사람들이 자꾸 줄어들어서 신명도 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