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4. 6. 4. 08:53

감꽃

 

 

우리집 뒤안은

온통 감꽃 지뢰밭

바람이란 놈이 밤새도록

한번만 달라고 얼마나 졸라댔는지

못 이긴척 떨어져 누운

그녀들의 하얀 몸뚱이가

지뢰밭을 이루었다

하룻밤 통정에도

어린 감들은 달리나니.


바람이 지나간 아침

못내 몸이 달은 감꽃 하나가

빨래 널고 난 텅빈 대야에

저홀로 툭,

가장자리를 돌며 떨어진다





상순이